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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돈, 스톱…6월 통화유통속도 또 사상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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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풀어도 돌질 않는다

축적자산 결국 주식·부동산으로만 직행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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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갈수록 시중에 돈이 돌지 않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역대급으로 돈을 풀지만, 가계와 기업은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자산 축적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저 금리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은 주식과 부동산으로만 모이고 있다.


2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통화유통속도는 0.62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화유통속도는 일정 기간 단위 통화가 거래에 사용된 횟수를 나타내는 지표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시중 통화량(M2ㆍ광의통화)으로 나눠 계산한다. 이 속도가 떨어진다는 것은 시중의 적재적소에 돈이 잘 흘러가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통화유통속도는 2002년에만 해도 1에 근접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금융 위기 당시 0.90 선이 깨지고 2012년 들어 0.80 선도 무너진 뒤 지난해 0.60대에 진입했다. M2를 본원통화로 나눈 통화승수 역시 지난 6월 말 현재 14.85로 역대 최저치를 또 경신했다. 통화승수는 은행들의 신용 창출 과정을 통해 얼마만큼의 통화를 창출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이 역시 돈의 활동 속도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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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에 20%나 급락한 미국의 통화유통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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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로 시중의 유동성은 급증했는데 돈이 돌지 않는 현상은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경제통계(FRED)에 따르면 미국의 통화유통속도는 지난 1분기 1.381에서 2분기에 역대 최저 수준인 1.102로 급락했다. 200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평균 통화유통속도 하락 폭이 1.2%이던 반면 최근 통화유통속도는 1분기 만에 20%나 고꾸라졌다.


전문가들은 위기 상황에서는 기업ㆍ가계 등 경제 주체들이 돈을 쓰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는 데다 코로나19 사태로 소비 심리까지 위축되면서 돈이 돌지 않는 현상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한다. 다만 지나치게 부동산이나 주식 등 자산시장으로만 돈이 몰리는 현상은 정책을 통해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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