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자료도 없고…추미애 아들 병가 '구두'로 승인했다는 軍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이원광 기자] 군인 출신 신원식 "추미애 아들 병가 근거 軍 기록·자료 없다"

정경두 국방장관 "행정절차상 오류 있을 수 있다…구두로 승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씨의 '군복무 중 휴가 미복귀' 의혹과 관련, 당시 서씨의 병가 근거가 되는 휴가 기록은 물론 군의관 소견서 등이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경두 국방장관은 "행정절차상 오류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휴가 명령권자가) 구두로 승인했다"며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신원식 미래통합당 의원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0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게 정치·외교·통일·안보에 관한 대정부 질문을 하고 있다. 2020.7.22/뉴스1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서씨의 병가는 특혜"라는 취지의 지적을 쏟아냈다.

추 장관의 아들 서씨는 군 복무 당시 일병으로 지난 2017년 6월5일부터 14일까지 1차 병가를, 6월15일부터 23일까지 2차 병가를 썼다. 그러나 25일에도 서씨가 복귀하지 않자 당시 당직병이 부대 복귀를 지시했지만, 한 군 관계자가 당직실을 찾아와 '서 일병의 휴가를 승인했으니 미복귀라 하지 말고 휴가자로 올리라고 지시했다'는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추 장관은 이와 관련, 지난해 인사청문회부터 자신은 아들 휴가 문제에 관여한 바 없고, 군 입대 1년 전 무릎 수술을 한 아들이 입대 1년 후 다시 한쪽 무릎이 아파 불가피하게 병가를 얻어 수술하게 됐다고 해명하고 있다.

합참 작전본부장 출신인 신원식 통합당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정 장관에게 "휴가 기록도 없고, 군의관 소견서도 없고, (병가의) 근거가 없다"라며 "(지휘관인) 중령의 구두승인만으로 집에서 지낸 게 적법한가"라고 질의했다.

신 의원은 앞서 사전 배포한 국방위원회 질의자료를 통해 "1차, 2차 병가(19일간)는 휴가명령 등 아무런 근거가 없는 사실상 무단휴가이자 근무지이탈(탈영)"이라며 "당시 서 일병이 실시했다는 총 23일의 휴가 중 소위 1차, 2차 병가(19일간)의 근거 기록·자료가 일체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당시 (휴가) 승인권자인 B씨는 '1, 2차 병가 관련 기록이 누락된 것은 인정한다'며 '다만 당시 서씨의 병가 관련 군 관계자 A씨가 1100명 내외의 병력을 행정관리 하다 보니 누락된 것이다. 휴가 명령권자는 나 자신이므로 내가 승인하면 그게 명령이다. 병가를 위한 당사자 면담 관련 기록은 연대통합행정시스템에 입력돼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역대장이 병가 규정과 절차를 무시하고 임의로 판단해 19일간의 병가를 주고 나아가 미복귀 상태에서 최고위급 공직자인 모친의 측근(보좌관)으로부터 전화 청탁을 받아 4일 간의 개인연가를 추가로 선부여하고 사후에 행정처리를 해준 엽기적인 불법특혜휴가 의혹사건"이라고 주장하며 추 장관이 검찰 수사 등 진실 규명에 적극 협조하고 정치·도덕적 의무를 다하라고 촉구했다.

신 의원은 또 A씨와 B씨가 지난 6월 서울동부지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을 때 검찰이 이 사실을 인지하고 관련 사실을 추궁했다고 주장했다.

역시 군 출신인 한기호 통합당 의원 역시 이날 회의에서 "병가의 근거를 위해서는 군의관이나 외부 병원으로부터 받은 진단서가 있어야 한다. 진단서가 없는데 병가를 나갈 수 없다"며 "(추 장관 아들에 대한 문제는) 명령도 근거도 없는 휴가가 어떻게 일어났느냐에 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09.01. yesphoto@newsis.com

정 장관은 이 같은 추궁에 "서류상에 (절차가) 안 남겨져서, 행정절차상의 오류는 있을 수 있다"면서도 "절차에 따라 병가와 휴가가 진행된 것으로 안다"는 취지의 답변으로 일관했다. 서씨가 무릎 통증을 호소했기에, 관례대로 우선 병가를 구두로 승인한 것이라는 의미다. 이후 행정처리 미숙에 대해서만 인정을 했다.

정 장관은 "(지휘관의) 면담일지나 상담일지에는 (서씨의 병가근거가) 기록이 돼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추가적 행정조치 부분들을 완벽히 해야 했는데, 일부 안 돼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을 지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병가의 문제는 절차를 강조하다보면, 아픈 병사들이 너무 고통받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절차보다 장병이 우선"이라며 정 장관의 말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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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보좌관, 아들 휴가연장 요청 전화" vs 추미애 "사실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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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검찰 중간간부 및 평검사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진 지난달 27일 추미애 장관이 과천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추미애 장관 취임 후 두 번째 인사로,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을 축소하고 형사·공판 기능을 강화한다는 원칙에 따라 진행된다. / 사진제공=뉴시스

신 의원은 또 질의 자료에서 당시 서씨의 병가 관련 군 관계자 A씨로부터 "추미애 의원 보좌관이라고 밝힌 사람이 전화로 '서 일병(서씨)의 병가가 곧 종료 되는데 통원과 입원이 아닌 집에서 쉬면서 회복하려고 하는데 병가 처리(연장)가 되느냐'라고 문의해왔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집에서 쉬는 것은 병가 처리가 안 된다'고 답했다. 당시 행사 중인 지역대장에게 보고하자 '병가 처리는 규정상 어려우니 개인 연가 처리를 해주라'고 지시해 관련 휴가연장 조치와 사후 행정처리를 했다. 서 일병 개인 연가는 계획된 휴가가 아니어서 선조치하고 6월말 종합행정 처리를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A씨의 보고를 받은 상관 B씨 역시 "추미애 여당 대표의 보좌관에게서 '서 일병 병가 연장이 되느냐'는 문의를 받은 A씨로부터 관련 내용 보고를 받고 '병가 20일 이상은 의무심의를 받아야 하기에 개인 연가 조치를 해주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고 신 의원실은 밝혔다.

추 장관은 그러나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형수 미래통합당 의원이 '보좌관이 전화한 사실이 없는 것인지, 전화는 했는데 내용이 다른 것인지' 등에 대해 집중 질의하자 "보좌관이 뭐하러 그런 사적인 일을 하겠나”라고 일축했다.

추 장관은 “내용을 말씀드릴 수 없는 것 아닌가”라며 “저를 상대로 통합당이 고발했고 이후 지속적으로 2차 제보자 등으로부터 팩트 체크가 안된 상태에서 기사화하고 단정해 말씀한다”고 맞섰다.

추 장관은 “이 부분에 대해선 수사 중”이라며 “의원님 질의 내용을 포함해서 사건에 영향을 미쳤는지, 부당한 특혜가 있었는지 밝혀지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사안은) 법사위나 예결위, 대정부질문 등에서 (통합당의) 단골 메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추 장관과 박 의원의 논쟁이 거세지자 정성호 예결위원장은 추 장관을 향해 “관계 없는 것은 말씀하시지 마라”고 제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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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추미애 보좌관이 휴가 연장 요청?…진술 받은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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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물을 마시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2020.08.25 photo@newsis.com

서씨의 군 휴가 미복귀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군 관계자가 "추 의원의 보좌관이 휴가 연장을 전화로 요청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는 신 의원측 자료를 근거로 한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서울동부지검은 "'추미애 의원 보좌관이라고 밝힌 인물이 서씨 군 복무 당시 부대에 전화로 병가 연장을 요청했다는 부대 관계자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다'는 취지의 보도가 있었다"며 "현재까지 수사 결과 보좌관이 병가 연장을 요청했다는 사실에 대한 부대 관계자의 진술은 없었다"고 밝혔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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