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정일영 민주당 의원이 “전날 이 지사에 대해 ‘철이 없다’고 한 야당 의원 발언에 동의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자, “제가 어떻게 도지사에 대해 ‘철이 있다, 없다’고 하겠나”라고 답했다.
이어 “어제 국회 예산결산특위 과정에서 나온 얘기는 ‘철이 있다, 없다’에 대해 답한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도지사가 전 국민에게 그렇게 (재난지원금을) 여러 번 지원하도록 이야기한 게 책임 있는 발언이 아닌 것 같다고 강조해서 말한 것이며, 일반 국민이 많은 오해 소지가 있겠다고 말한 것”이라면서, “경기지사가 말한 ‘(재난지원금) 50번, 100번 (지급)’ 이게 정말 ‘50번, 100번’이 아니고 ‘그만한 여력이 있어서 지원이 된다’는 취지로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 홍남기 부총리 (사진=연합뉴스) |
전날 홍 부총리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임이자 미래통합당 의원으로부터 최근 이 지사의 언론 인터뷰 내용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임 의원은 “(재난지원금을 모든 국민에게 1인당 30만 원씩) 50번이면 750조 원이다. 100번이면 1500조 원인데, 이렇게 줘도 상관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이 지사의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홍 부총리는 “그것은 책임 없는 발언이다”라고 답했다. 또 임 의원이 “그렇죠? 아주 철없는 얘기죠?”라고 하자, 홍 부총리는 “예,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자칫 잘못하면 국민에게 오해의 소지를 줄 수 있는 발언이다”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인 최인호 의원도 선별 지원이 바람직하다고 밝히자 동감을 나타내며 전 국민 지원을 주장한 이 지사와 결을 달리 했다.
그러자 이 지사는 곧장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존경하는 홍 부총리님께서 ‘철없는 얘기’라고 꾸짖으시니 철이 들도록 노력하겠다”며 가시 돋친 반응을 나타냈다.
이 지사는 “사사건건 정부 정책 발목 잡고 문재인 정부 실패만 바라며 침소봉대 사실왜곡 일삼는 통합당이야 그렇다 쳐도 정부 책임자인 홍 부총리님께서 국정 동반자인 경기도지사의 언론 인터뷰를 확인도 안 한 채 ‘철이 없다’는 통합당 주장에 동조하며 책임 없는 발언이라 비난하신 건 당황스럽다”며 “설마 사실을 알면서도 왜곡과 비난에 동조했을 거라곤 생각지 않는다”고도 밝혔다.
그는 또 “재정건전성 걱정에 시간만 허비하다 ‘경제회생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대한민국 국민 1/4이 넘는 1370만 경기도민의 위임을 받은 도정책임자로서 도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부정책에 의견 정도는 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존경하는 홍 부총리님께서 ‘철없는 얘기’라 꾸짖으시니 철이 들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도 홍 부총리의 처신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진성준 의원은 “논거를 들어 입장을 밝힐 일이지 분별 없는 비난에 동조할 일이겠느냐”며 “홍 부총리는 언행에 신중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상민 의원은 “부총리의 생각이라기엔 고뇌나 궁휼 의지가 없으며 참으로 무책임하다”며 “정말 화급한 상황에 한가하게 국가부채 운운하며 재난지원금에 완고한 홍 부총리야말로 무대책이고 무책임하다”고 동조했다.
김원이 의원은 이날 예결위에서 “홍 부총리는 신중치 못한 발언에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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