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재난지원금 100번 줘도 재정 안정적" vs 홍남기 "책임 없는 발언"
"홍남기, 사실 왜곡 일삼는 통합당에 동조…당황"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2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도권 대유행에 따른 대도민 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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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자신의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 관련 주장을 "책임 없는 발언"이라고 비판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인터뷰 내용을 확인도 안 하고 비난해 당황스럽다"고 맞받아쳤다.
이 지사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차 재난지원금 지급 여력 강조했더니 철없는 얘기?'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이 지사는 "오늘 임이자 의원이 국회 예결특위에서 재난지원금 추가지급 필요성과 재정 여력을 강조한 제 인터뷰 발언을 거론하며 '철없는 얘기'라고 폄하하자 홍남기 경제부총리님께서 '그렇다' 맞장구치시고 급기야 '책임없는 발언'이라고 비난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제 발언은) 재정 건전성 때문에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 못 하는 건 아니라며 지급 여력이 충분함을 강조한 것"이라며 "그런데 이 발언을 비틀어 제가 '재난지원금을 100번 지급하자'거나 '100번 지급해도 재정 건전성이 괜찮다'고 말한 것으로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100번을 지급해도 서구선진국 국채비율 110%에 도달하지 못할 정도로 우리 재정 건전성이 좋으니 한번 추가 지급할 재정 여력은 충분함을 강조한 발언임을 정말로 이해 못 한 걸까"라며 "서구선진국도 코로나 위기 타개를 위해 10~30% 국가부채비율을 늘리며 과감한 확장재정정책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그런데 국가부채비율이 불과 40%대인 우리나라가, 그것도 전 국민 30만 원씩 지급해도 겨우 0.8% 늘어나는 국가부채비율이 무서워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 못 한다는 주장이 이해가 안 된다"며 "사사건건 정부 정책 발목 잡고 문재인 정부 실패만 바라며 침소봉대 사실 왜곡 일삼는 통합당이야 그렇다 쳐도 정부 책임자인 홍 부총리님께서 국정 동반자인 경기도지사의 언론인터뷰를 확인도 안 한 채 '철이 없다'는 통합당 주장에 동조하며 책임 없는 발언이라 비난하신 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마 사실을 알면서도 왜곡과 비난에 동조했을 거라곤 생각지 않는다"며 "마침 오늘이 1차 재난지원금 사용 마감일이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제침체와 소비둔화를 1차 재난지원금으로 간신히 방어했지만, 이제 그 효과가 떨어지고 더 춥고 매서운 겨울이 시작됐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대로라면 시간이 지날수록 경제는 꽁꽁 얼어붙을 수밖에 없고 이미 진작부터 여기저기서 비명이 들려오고 있다"며 "국가부채 증가를 감수하며 국민 1인당 100만 원 이상을 지급한 여러 외국과 달리 국민 1인당 겨우 20여만 원을 지급한 우리나라는 2차 재난지원금은 물론 3차 4차 지급도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지사는 "대한민국 국민 1/4이 넘는 1370만 경기도민의 위임을 받은 도정책임자로서 도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부 정책에 의견 정도는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존경하는 홍 부총리님께서 '철없는 얘기'라 꾸짖으시니 철이 들도록 노력하겠다"며 글을 맺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19회계연도 결산 부별심사를 위해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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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이 지사가 30만 원씩 50번, 100번을 (전 국민에게) 줘도 재정 건전성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임이자 미래통합당 의원의 질문에 "책임 없는 발언"이라고 답했다.
임 의원이 "아주 철없는 이야기 아닌가"라고 되묻자, 홍 부총리는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 자칫 잘못하면 국민들한테 오해의 소지를 줄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이 지사는 지난 2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재난지원금 30만 원을 100번 지급해도 서구 선진국의 평균 국가부채 비율보다 낮다"며 지원금 지급을 촉구했다.
당시 그는 "일본은 1인당 재난지원금을 10만 엔(약 110만 원)씩 지급했다. 미국도 1200불(약 142만 원)씩 지급했다"며 "우리도 한 100만 원 정도를 지급해야 하고 이걸 한꺼번에 주는 것보다는 30만 원씩 3~4회 정도 나눠서 지급하는 게 경제학적으로 효과가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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