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부터 경제 연쇄타격…"첫 확산 때만큼은 아닐 것" 전망도
사실상 '록다운' 3단계 들어가면 실물·금융 전반 흔들릴 수도
텅 빈 도심엔 배달 오토바이만.. |
(세종=연합뉴스) 박용주 차지연 정수연 기자 =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30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에서 2.5단계로 올려 시행하면서 경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소비와 생산, 고용 등 모든 경제 지표가 올해 초 첫 확산 때와 마찬가지로 주저앉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록다운(lock down·봉쇄령)이나 다름없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시행될 경우에는 경제 전반에 '패닉'이 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2.5단계에 자영업자 연쇄 영향…생산 차질에 고용 급감 전망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앞으로 일주일간 수도권 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 제과점은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포장·배달 주문만 가능하도록 영업이 제한되고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은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포장·배달 주문만 된다.
헬스장, 당구장, 골프연습장 등 실내체육시설과 독서실, 스터디카페도 운영이 중단되며 학원은 비대면 수업을 해야 한다.
[그래픽]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이미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이런 규정까지 적용되면서 소상공인들의 매출이 큰 폭으로 꺾일 것으로 보인다.
직접 타격을 받는 소상공인뿐 아니라 이들에게 물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중간거래업자 등 자영업자 전반이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서비스업 생산 하락은 불가피하다. 국내보다 해외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을 많이 받는 제조업 등의 생산도 서비스업만큼은 아니더라도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와 공공기관은 전 인원의 3분의 1 이상이 재택근무를 하게 되고 민간기업 역시 유사한 수준의 재택근무 활성화가 권고되는데, 대면 근무보다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떨어지는 재택근무 특성상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소비와 생산이 타격을 받으면 고용 급감도 우려된다. 특히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임시·일용직이 크게 줄어들고 신규 일자리, 상용직도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가 처음으로 크게 확산했을 당시 지표를 보면, 서비스업 생산은 1년 전과 비교해 3월 5.0%, 4월 6.1%, 5월 4.0% 각각 줄었고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 생산은 3월에는 7.7% 늘었으나 4월과 5월에는 각각 5.0%와 9.8% 감소했다.
취업자 수는 3월(-27만8천명), 4월(-33만4천명), 5월(-37만1천명) 등 큰 폭 감소했다.
코로나19 재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에 따라 3∼5월과 비슷한 수준의 지표 하락이 나타나면 긴급재난지원금과 각종 소비 진작 대책으로 약하게나마 경기 회복의 불씨는 다시 희미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충격이 지난 3월의 확산 때보다 크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처음 코로나19가 확산했을 땐 심리적 공황이 너무 컸기에 소비가 크게 위축됐는데, 이번에는 내성이 조금 생겼고 비대면 소비 비중이 높아져 지표 하락 폭이 그 당시보단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역 한산 |
◇ 3단계 격상 땐 더욱 '패닉'…성장률 추락, 대량실업 가능성도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지침이 2.5단계에 그치지 않고 3단계로 격상될 경우에는 지금보다 더 큰 타격과 함께 경제 전반에 '패닉'이 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5단계가 사실상 3단계에 준하는 조치이기는 하지만, 실제 3단계는 이보다 더 강력하다.
3단계는 필수적인 사회·경제활동 외 모든 활동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10인 이상이 대면으로 모이는 모든 집합·모임·행사가 불가능해진다. 음식점은 오후 9시 이후 제한적인 영업도 할 수 없고 카페는 아예 운영이 중단된다.
모든 공공시설이 운영을 멈추고 민간 기업도 필수적인 경영활동 외에는 운영에 제약을 받게 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시행되면 소비와 생산, 투자 등 경제 전반에 거대한 충격이 닥치고 성장률도 추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량실업 가능성도 있다.
KB증권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2주간 수도권에서 시행될 경우 연간 성장률이 0.4%포인트 하락하고, 3단계 조치가 전국으로 확대되면 성장률은 0.8%포인트 내려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만약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시행 기간이 길어진다면 실물경제뿐 아니라 금융시장 충격도 피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3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길어지면 자영업자와 기업 도산으로 대출이 부실화하고 금융기관이 파산하는 금융위기까지 올 수 있다"며 "지금은 금리나 환율정책을 사실상 쓸 수 없고 재정정책밖에는 대응할 수단이 없어 경제 충격이 클 경우 더욱 위험하다"고 말했다.
charg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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