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자민당에 후임 총재 신속 결정 지시…양원 총회만으로 선출 가능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8일 건강악화로 사의를 표명하면서 차기 총리가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5시 총리 관저에서 열린 사임 발표 기자회견에서 “차기 총리가 임명될 때까지 최후까지 확실히 책임을 다하겠다”면서 후임 자민당 총재에 대해서는 “내가 말할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분들은 각각 유망한 분들로, 정책으로 경쟁해 훌륭한 분이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자민당 간부에게 신속히 후임 총재를 결정할 것을 지시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의원 내각제인 일본은 다수당 총재가 중의원 투표를 통해 총리로 선출되는 만큼, 현 중의원 과반을 점한 자민당의 새 총재가 새로운 총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 규칙에 따르면 당 총재가 임기 중 사퇴하면 원칙적으로 양원(참의원·중의원) 및 당원이 참여하는 투표로 새로 총재를 선출한다. 다만 긴급을 요하는 경우 당 대회를 열지 않고 양원 총회로 새 총재를 선출할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양원 총회만으로 새 총재를 선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포스트 아베’ 후보로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상,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환경상,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아베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로 평가되는 이시바 전 간사장은 일본 매체 차기 총리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자민당 내 큰 계파의 수장인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이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정조회장은 아베 총리가 후계자로 점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아베 총리의 사임을 사전에 알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아베 총리의 심경에 변화가 있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최근엔 조직 장악력이 강한 스가 관방장관이 부상했다. 일본의 주간지인 슈칸분슌(週刊文春)은 지난 27일 아베 총리의 의중에 있는 사람은 스가 관방장관이라며 그가 아베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임기인 내년 9월까지 ‘코로나 대응 잠정 정권’을 이끌 가능성을 제기했다.
자민당 내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도 일본 민영 방송 TBS에 출연해 스가 관방장관이 ‘포스트 아베’ 유력 후보라는 인식을 드러냈다고 교도통신은 이날 전했다. 스가 관방장관은 ‘아베 총리의 복심’이라 불리며 아베 정부의 강경우익 정책을 대변해온 인물이기도 하다.
고노 방위상과 고이즈미 환경상도 대중적 인기가 있지만, 포스트 아베 후보라기보다는 차차기 후보라는 평가가 많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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