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지지율 1위는 이시바 전 간사장
당내 기반은 기시다 정조회장이 유리
[도쿄=AP/뉴시스]지난 2018년 9월 14일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도쿄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7.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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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8일 전격적으로 사임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본 정치구도가 요동치게 됐다. 이른바 '포스트 아베' 각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집권 자민당의 총재 선출은 당 소속 국회의원, 지역 당원들의 선거를 통해 선출된다.
자민당은 현재 총재의 임기중 '긴급시' 중의원·참의원 의원 총회에서 총재 선거를 실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당 소속 국회의원 1표씩, 47개 도도부현(都道府?·지방자치단체)에서는 3표식 할당한다. 국회의원의 표가 전체의 4분의 3을 차지하기 때문에 당대회에서 하는 정식 총재 선거보다 당원의 의향이 반영되기 어렵다.
유력한 '포스트 아베'로 꼽히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63) 전 자민당 간사장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63) 자민당 정조회장, 고노 다로(河野太郞·57) 방위상,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67) 외무상이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유력 후보다.
◇여론 지지 1위 이시바 전 간사장…당내 기반 취약
여론은 이시바 전 간사장에게 기대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지통신의 8월 여론조사(8월 7~10일) 결과 차기 총리에 어울리는 인물에 이시바 전 간사장이 24.6%로 1위였다.
자민당 지지층에서도 28.5%로 1위였다. 2위인 아베 총리(18%)와는 10% 포인트 이상 차이를 벌렸다.
다만, 이시바 전 간사장은 당내 기반이 약하다. 당내 기반이 있는 기시다 정조회당 등이 표를 더 얻을 가능성도 있다.
[본=AP/뉴시스]지난 2017년 2월 17일 독일 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에서 당시 일본 외무상이던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0.07.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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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시바 정조회장은 당내에서 발신(?信)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이시바 전 간사장으로 표가 옮겨갈 공산도 있다. 발신력은 전달하는 능력, 홍보력, 인지도 등을 가리키며 미디어 노출에 강한 이시바 전 간사장에게 유리한 점이다.
◇아베가 낙점한 기시다 정조회장...대중적 어필 부족
기시다 정조회장은 아베 총리가 '선양(??·양위 세습)' 인사로 낙점한 인물이다. 아베 내각에서 외무상도 오래 역임했다. 2012년 12월부터 2017년 1월 6일까지 간 외무상 재직기간만이 역대 2위다. 이후 곧바로 정조회장을 했기 때문에 경력에는 흠이 없다.
특히 그는 2015년 위안부 합의를 이끈 인물로 평가 받는다. 신문은 그가 10억엔을 각출하는 방안 등을 정리해 합의로 도달하게 했다고 평가했다.
외무성 관계자는 "기시다 정조회장이 없었다면 각출금은 한 자릿수 낮고, 한국과 협상도 결론 나지 못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히로시마(?島)현 출신인 그는 2016년에는 2016년에는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의 히로시마 원폭 피폭지 방문에도 힘쓴 바 있다.
그러나 기시다 정조회장의 약점은 발신(?信)력 부족으로 애를 먹고 있다. 발신력은 전달하는 능력, 홍보력, 인지도 등을 가리킨다. 외무상 시절부터 발신력에 문제가 있었다고 마이니치는 최근 지적했다.
그는 외무 관료가 준비한 원고를 충실히 읽고도 "삼가야 하지 않을 수 없다"등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당시 부하로 일했던 관계자는 "좀 더 자유롭게 발신해주는 쪽이 정치가로서 매력적이다"고 지적했다.
기시다 정조회장은 일반인들에게 인기를 얻지 못해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간사장에게 큰 차이로 뒤지고 있다. 통신에 따르면 그는 9월 예상되는 개각과 자민당 인사를 앞두고 미디어에 노출을 늘리는 등 반격을 꾀하고 있다.
[하와이=AP/뉴시스]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이 지난 1월 13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카우아이섬에 있는 미군 미사일 실험시설 기지 내 이지스 어쇼어 시스템을 시찰한 뒤 기자들에게 말하고 있다. 고노 방위상은 지난 15일 이지스 어쇼어 일본 배치를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2020.06.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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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력’ 가진 고노 방위상…"한국 극히 무례" 발언 비판↑
기시다의 뒤를 이어 2017년 8월 이후 2년여 간 외무상을 역임한 고노 방위상은 돌파력을 강점으로 가진다.
외무상을 지내는 동안 123개국·지역을 방문하고 장점인 영어 실력을 살려 보리스 존슨 당시 외무상(현 총리) 등 각국 외교부 장관들과 신뢰 관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방위상을 역임하면서도 외무상 시절 인맥을 활용해 각국 국방장관과 회담, 전화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관가인 가스미가세키(霞が?)에서는 고노 방위상의 외교 스타일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목소리가 있다.
그는 지난해 7월 강제징용 문제로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외무성으로 초치해놓고는 남 대사의 말을 끊은 뒤 "극히 무례하다"고 격분한 바 있다. 신문은 "외교 의례로서는 '미디어 면전에서 취해야 할 태도는 아니었다'는 비판이 뿌리깊다"고 전했다.
고노 방위상은 지난해 10월 주일 미군의 낙하산 훈련에 대한 대응도 문제가 됐다. 당시 고노 방위상은 미군의 1996년 미일특별행동위원회 합의(SACO) 위반 여부를 둘러싸고 미국 측과 의견이 달라 강력히 항의하기도 했다.
방위성 관계자는 "미국 측은 자신들의 해석이 옳다고 생각해 고노 방위상의 언동에 강한 불신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노 방위상의 과제는 미일 관계가 될 것이라고 신문은 꼬집었다. 또한 그는 간사장·총무회장·정조회장 경험이 없는 점도 약점이다.
【도쿄=AP/뉴시스】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신임 외무상이 지난 11일 도쿄 총리관저에 들어서고 있다. 2019.09.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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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력'의 모테기 외무상…코로나19로 어필 기회 저조
현직 외무상인 모테기는 협상력으로 알려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일 무역협정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협상을 통해 미국에서도 '터프 네고시에이터(강한 협상가)'로서 이름을 알렸다.
2차 아베 내각에서는 경제산업상과 자민당 정조회장 등 요직을 역임했다. 염원하던 외무상 자리에 오르자 "나는 (외무성 직원) 여러분과 기억에 남는 외교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본격적으로 외교력을 펼치기 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는 불운을 겪었다.
세계적으로 외교가 정체됐기 때문에 국내외에서 협상력을 어필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게다가 외무성 내에서는 "자신의 (유능한) 능력만큼 부하에게 요구하는 수준이 너무 높다. 국회와 기자회견 등에서 (사용하는) 응답요항 마련에 하나의 실수도 용서하지 않는다"는 불만도 있다.
그는 이달 코로나19 확산 후 일본 각료로서는 처음으로 영국을 방문해 무역협상을 진행했다. 향후 점차 외국 방문을 재개할 방침이지만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외교 본격화에는 시간이 걸릴 듯하다. 아베 총리의 임기가 내년 9월 만료되는 가운데 그 전에 외교력을 펼칠 수 있을지 여부가 열쇠다.
◇스가 관방도 우력
28일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은 민영 TBS 방송 촬영에서 아베 총리의 후임과 관련 스가 관방장관을 두고 "지명된다면 충분히 (총리) 직을 감당할 수 있는 인재"라고 말했다. "유력 후보의 한 사람"이란 것이다.
지난 11일 지지통신 역시 스가 관방장관이 차기 총리감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유력 후보인 이시바 전 간사장은 아베 총리에게 적대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스가 관방장관이 안정된 지도력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고 통신은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ci2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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