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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정부 VS 의료계 첨예한 대립

한 현직 의사의 '의료계 총파업' 쓴소리 "환자를 버려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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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권준영 기자] 지방의 한 종합병원 원장이 '의료계 총파업' 사태와 관련해 "지방 소도시에서 의무적으로 10년간 근무할 지역 의사를 더 뽑겠다는 게 중환자를 버리고 파업에 나설 이유인가"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제기했다.

아이뉴스24

[박현서 충남 현대병원장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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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아산 현대병원의 박현서 원장은 27일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대부분의 의사가 서울에서 일하려 한다고 토로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 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인근 대학병원과 전공의 파업 관련해 인근의 종합병원 두 곳이 응급실 환자를 못 받게 됐다"라며 "우리 현대병원이 유일하게 인구 35만명이 사는 아산시의 야간진료 가능 병원이 되어 밤새도록 응급의학과 과장님과 함께 응급실 환자들을 진료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나는 단단히 화가 나 있다. 환자를 며칠간 밤새 진료한 게 화가 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 시국에 대규모 집회를 강행해 전국에 코로나를 퍼뜨린 집단에 화가 난다. 환자를 버려두고 파업에 나선 응급실 전공의들에게 화가 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아산 같은 지방 소도시에 의무적으로 10년간 근무해줄 지역의사를 꼴랑 한 해에 300명, 의대 정원의 10%만 더 뽑겠다는데, 그것도 10년간만 한시적으로"라며 "지역주민을 포함한 모든 국민의 건강과 행복추구권을 조금이나마 달성한다는데, 그게 그렇게 큰 잘못이고 응급실까지 닫게 하고, 아픈 중환자까지 버려둔 채 파업에 나서야 할 절실한 이유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파업을 벌이고 있는 의료진을 향해 "의대생과 젊은 전공의들 대다수가 서울 사람들이면서 시골에 올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는 사람들이, 자기들이 오기 싫어하는 시골에 10년 의무복무할 의대생을 정원 외 10% 더 뽑겠다는데 왜 반대하느냐. 왜 환자를 버리고 파업까지 하느냐"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박 원장은 “지역 의사들이 10년 채우면 서울로 기어올라가서 당신들 밥 좀 빼앗아 먹을까봐? 그럼 30년 근무하면 되겠네. 당신네들 잘난 서울 의사 선생님들 노후자금과 빌딩 사놓은 후에나 지역의사 선생님들도 개원하실 수 있게”라며 “10% 더 뽑은 지역의사가 당신들 개업과 봉직에 경쟁자가 되겠나. 그게 그렇게 두려운 거냐"고 썼다.

또 "지금도 월 10일 응급실 근무 의사는 시간당 10만원 쳐서 2400만원 달라고 하는 판인데 300명 증원되면 월급이 떨어지겠나"라며 "국민이 의사 월급 200만~300만원으로 만들어주겠나. 최저임금도 월 200만원인데 의사의 월수입이 그 2~3배 이하가 된다면 국민도 원치는 않을 거다"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박 원장은 "아무리 훌륭하시고 똑똑한 서울 의사양반일지라도 시골에는 무지랭이 할아버지건, 술에 쩐 노숙자건, 돈 없는 외국인 노동자건 간에 그들이 아플 때 밤새 곁에 있어주는 의사가 필요한 거다!"라고 적으며 글을 마무리 지었다.

권준영기자 kjyk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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