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투석 일종 치료 받아야
효과 없을 경우 대장 적출 수출도
日 정가, 차기 총리 구도로 전환
지난 17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쿄 게이오대 병원 방문 후 자택으로 향하고 있다. 로이터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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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조은효 특파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조기 사임이 결국 '시기의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집권 자민당은 새 총재 선출 시나리오에 골몰하고 있다. 즉각 사임은 아니더라도, 지금의 건강상태로는 임기(2021년 9월)까지 총리직을 수행하는 것은 도저히 무리라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아베 총리, 병원 재방문 4~9회 남아
27일 도쿄의 한 소식통은 "아베 총리가 조만간 다시 병원을 찾을 것"이라며 "지난번(24일)과 마찬가지로 혈액투석 형태인 과립공흡착제거요법'(GCAP)시술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받은 것으로 알려진 GCAP는 혈액에서 백혈구를 제거해 다시 몸 속으로 투입하는 것으로, 총 5회~10회 시술을 기본 치료과정으로 한다. 한 번에 1시간~1시간 반 가량 걸린다. 최소 4번에서 9번 가량 병원 방문이 예고된 것이다.
일본 정가에서는 선친인 아베 신타로 외무상이 췌장암으로 사망(1991년)했다는 점을 들어, 췌장암, 대장암 진단 가능성까지 떠돌고 있다. 복수의 일본 정가 소식통은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재발한 것으로, 암은 아니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라고 했다.
암은 아니더라도, 궤양성 대장염 자체가 고통스러운 질환이다. 아베 총리는 17세부터 이 궤양성 대장염을 앓아왔다. 1차 집권 1년만인 지난 2007년 급거 사임에 이른 것도 이 질환 때문이었다. 일본의 주간지 슈칸분?(주간문춘)은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재발했고, 게다가 악화하고 있다"는 아베 총리 주변 인사의 발언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간의 약물치료에 이어) GCAP시술마저 효과가 없으면 최종적으론 대장 적출 수술을 하게 된다"는 의료계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궤양성 대장염 증상의 악화 원인 중 하나는 정치적 스트레스이고, 의사들은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게 휴식을 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가 장관 부상설
이미 자민당 내에선 양원(참의원·중의원) 총회를 통해 새로운 총재를 선출하는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다. 자민당 규칙에 따르면 당 총재가 임기 중 사퇴하면 원칙적으로 참의원과 중의원, 당원이 참여하는 투표로 새로 총재를 선출하나 긴급을 요하는 경우 당 대회를 열지 않고 양원 총회로 후임자를 선출할 수 있다. 일반 당원이 참여할 경우, 아베 총리의 '정적'으로 대중적 인기가 높은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유리하다. 아베 총리가 끝끝내 "이시바 만은 안된다"고 할 경우, 국회의원끼리 당 총재 선거를 치른다는 시나리오가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간문춘은 아베 총리 의중에 있는 차기 총리감은 스가 요히시데 관방장관이라고 꼽았다. 그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스가 장관이 '고 투 트래블 캠페인'(여행 장려책)을 강행한 것도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곁들였다. 아베 총리가 중도 사임하게 되면, 차기 총리의 임기는 아베 총리 임기인 2021년 9월까지인 약 1년 가량이다. 스가 장관이 새 총재로 추대되어도 결국 '1년 짜리 총리'다. 이후에는 국회의원과 당원이 모두 참여해 당 총재 선거를 치르게 된다.
반면, 정가의 한 소식통은 본지에 "스가 장관 자신은 총재 선거에 나오지 않고, 그와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 이시바 전 간사장, 그리고 제3의 인물과 함께 차기 총리와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과 같이 내각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 국회의원들끼리 모여 당 총재를 뽑고, 그가 일본 총리가 된다는 것은 자칫,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 있어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시각도 있다. 예정대로라면, 내년 10월에 있을 중의원 선거 의석수도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아베 총리는 28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건강상태와 직무 계속 수행 여부 등을 밝히고, 코로나 백신 확보 상황 및 추가 대응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이미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에서 총 1억2000만명 분의 백신을 공급받기로 합의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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