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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자영업자 거리두기 3단계에…"지금도 유령도시, 생계 깜깜" "코로나 잡힌다면 빨리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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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격상 엇갈린 자영업자

코로나 장기화에 폐업 공포

매출 줄어도 빨리 종식 희망도

아시아경제

27일 오전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인근. 사람들의 발걸음이 줄면서 거리가 한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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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인천에서 뷔폐를 운영하는 김이수(59ㆍ여)씨는 이달 19일 아침 출근한 직원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이날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에 따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시행됐지만, 전날까지 광복절 대체휴무였던 직원들은 이를 알지 못하고 출근한 탓이다. 최근 들어 주말 이틀간 단체예약은 16개팀 안팎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가까스로 회복했다. 하지만 2단계 격상 이후 영업이 전면 중단되면서 5명의 직원 월급도 챙겨주기 빠듯한 상황이 됐다. 김씨는 "갑자기 2단계로 격상해 주말장사도 망쳤다"면서 "그동안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간신히 버텼는데 영업중단이 계속되면 폐업을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전방위적 확산에 따라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 자영업자들이 고사 직전의 시름에 빠져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직원수를 줄이며 버티던 자영업자들은 이동 자체를 제한하는 3단계 조치인 이른바 '락다운'을 앞두고 폐업 공포가 커지는 모습이다. 2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국내 자영업자는 총 554만8000명이다. 지난해 7월(567만5000명)보다 12만7000명(2.2%)이 줄었다. 이 중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134만5000명)는 지난해 7월(152만명)보다 17만5000명(-11.5%) 줄어들며 감소 폭이 더욱 커졌다.


본지가 인터뷰한 8명의 자영업자 중 7명이 정부방역이 3단계로 격상하면 폐업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계원(64)씨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시킨다는 것은 자영업자는 모두 죽으라는 소리"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김씨의 식당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된 이후 손님이 절반가량 급감했고 매출이 아예 없는 날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국무총리나 공무원은 거리두기가 3단계든 4단계든 5단계든 상관없지만 생업에 나서는 사람들은 단계가 높아질수록 앞길이 깜깜하다"면서 "(2단계 조치 후) 가게 문을 걸어 잠그던 PC방 사장님의 처진 어깨가 자꾸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현재는 클럽과 PC방 등 고위험시설로 지정된 12개 업종이 문을 닫았다. 실내 50인 이상, 실외에선 100인 이상이 모일 수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시행되면 필수적인 사회경제활동을 제외한 모든 활동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실내외를 막론하고 10명 이상이 모이는 곳은 모두 집합이 금지된다. 카페와 실내체육시설, 300인 미만 학원 등 중위험 시설도 사실상 운영을 할 수 없게 되고 음식점ㆍ쇼핑몰ㆍ소매점 등 다중이용시설은 오후 9시 이후 영업이 중단된다.


이 때문에 음식점뿐 아니라 자영업 전반에 걸쳐 불안감이 퍼져나가고 있다. 퍼스널트레이닝샵을 운영하는 조현일(42ㆍ가명)는 올해 초 이용객이 급감하면서 2년간 운영하던 매장 문을 닫았지만 이달 초 다시 재창업했다. 그러나 개업 당시 등록한 회원들이 이제는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미용실을 운영하는 강형숙(60)씨도 "광복절 이후 매출이 반토막 났다"면서 "동네 자체가 유령도시가 된 분위기고 적막강산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고 했다. 그는 "지금도 길거리에 사람이 안 보이는데 3단계가 시행되면 자체적으로 영업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나마 배달서비스를 병행하는 식당은 타격을 덜 받는 모습이다. 프렌차이즈 치킨집을 운영하는 박모(43)씨도 "전체 매출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배달 매출이 오히려 10%이상 증가해 다른 자영업자만큼 힘든 상황은 아니다"고 했다. 도시락 배달 전문점을 운영하는 이모(60)씨도 "일반 음식점에선 매출이 50%이상 줄었다고 하는데 10%정도 감소하는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일부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정부의 거리두기 3단계를 조속히 시행해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종식되길 희망한다는 넋두리도 내놨다. 잠시 매출이 사라지더라도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 되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냐는 것이다. 마포구에서 냉면집을 운영하는 이모(55)씨는 "겨우 잠잠해지나 싶었는데 교회들 때문에 이 사달이 났다"면서 "장사가 거의 안 될 것이 뻔하지만 얼른 3단계라도 해서 코로나를 종식시켰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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