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은 ‘경찰 숭배자’ 17세 소년…트럼프 대통령 “주 방위군 투입” 명령
미국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24일(현지시간) 인종차별 반대 시위 도중 발생한 화재로 교도소에 걸린 성조기가 불에 타고 있다. 커노샤/AP연합뉴스 |
미국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격화하며 자경단에 의한 시위대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위를 “약탈과 폭력, 무법”으로 표현하며 주 방위군 투입을 명령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총격 사건은 전날 밤 총으로 무장한 자경단과 시위대가 대치하던 중 발생했다.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영상에는 시위 참가자들이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고 외치는 도중 갑작스러운 총성이 울려 시위대가 뿔뿔이 흩어지는 모습이 담겼다. 한 남성은 “의료진이 필요하다”며 소리치기도 했다. 자경단의 총격으로 3명이 총에 맞았으며 그 중 머리와 배를 다친 2명은 사망했다.
일리노이주 경찰은 이날 오전 시위대에 총을 쏜 17세 소년을 체포했다. 그가 체포된 안티오크는 커노샤와 약 24km 떨어진 지역으로, 그는 시위 소식을 듣고 총을 소지한 채 커노샤로 와 자경단에 합류했다. 범인은 평소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경찰 제복을 입은 사진을 올리거나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에 대항하는 ‘경찰 생명도 소중하다(Blue Lives Matter)’를 지지하는 등 경찰을 숭배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그가 정식 자경단원인지는 불분명하다. 대니얼 미스키니스 커노샤 경찰서장은 그의 행동을 두고 “무의미한 폭력”이라며 “총격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 주지사는 이날 250명의 주 방위군을 추가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커노샤에는 250명의 주 방위군이 있어 총 500명이 투입되는 것이다. 에버스 주지사는 “시위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은 집에 머무르라”며 “경찰과 주 방위군이 자신들의 일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자경단 활동 자제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우리는 미국 거리에서 약탈과 폭력, 그리고 무법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방금 에버스 주지사와 전화했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 나는 법과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연방 법 집행관들과 주 방위군을 위스콘신 커노샤에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전역에서 이어져 왔던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대해 방위군을 투입해 진압해야 한다는 태도를 고수해왔다.
커노샤의 인종차별 반대 시위는 23일 제이컵 블레이크라는 흑인 남성이 비무장 상태로 등 뒤에서 경찰에게 7발의 총격을 맞은 데서 시작됐다. 블레이크가 총을 맞고 자신의 자동차 앞에서 쓰러질 당시 자동차 안에는 그의 세 아들이 타고 있었다.
블레이크는 다행히 목숨은 건졌으나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다. 경찰의 총격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며 블레이크 측은 길거리에서 일어난 말다툼을 말리던 그에게 경찰이 총을 쐈다고 주장한다.
[이투데이/최혜림 수습 기자(rog@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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