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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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되면서.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을 추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공식적으로 선을 그었지만 정치권에서는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논쟁이 더욱 가열되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2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화상으로 진행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이 경제와 민생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기존의 비상경제 대책을 보완하거나 추가하라”며 “세 차례 추경을 통한 재정 지원과 대규모의 금융 지원을 했지만 부족한 부분이 없는지 긴급하게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문 대통령이 세 차례 추경에도 ‘부족한 부분’이 있는 지 점검하라고 한 것은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추가 예산을 투입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줬다는 일각의 분석이 나왔다.
이에 정부, 청와대는 곧장 선을 그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비상경제 대책’을 언급한 의미를 묻는 질문에 “4차 추경을 시사하신 것은 아니다”며 재난지원금과 관련해서도 “지금은 방역에 총력을 기울일 때라는 점이 청와대 입장”이라고 밝혔다.
특히 기재부는 난색을 표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 미래통합당 이종배 의원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피해를 보는 계층을 위해 4차 추경을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는 지적에 “지금 단계에서 4차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는 판단은 너무 성급하다”고 답했다.
그는 “3차 추경 재원도 9조원 이상 집행이 안 되고 있고, 그 외에 긴급고용안정지원금 2조2000억원도 집행 중”이라며 “무조건 재원만 확보한다고 능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1차 재난지원금 지급 때와 달리 2차에는 세출 구조조정으로 재원 조달이 어렵다는 것이 현재 기재부의 입장이다. 홍 부총리는 24일 예결위에서도 “100% 국채 발행에 의해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2차 지원금은 1차 때와 같은 형태로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1~3차 추경을 통해 이미 25조원 정도 (지출) 구조조정을 해버린 만큼 더 이상 구조조정을 할 사업이 없다는 것이다. 재정 여력이 없을 경우 정부가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은 결국 빚을 내는 것(국채 발행) 뿐이다.
정부는 3차례 추경을 통해 이미 예정에 없던 예산을 60조원 가까이 더 썼다. 지출 구조조정을 하고 부족한 금액은 국채를 발행해 추경 재원을 조달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38.1%였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43.5%까지 올라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4차 추경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정치권 내에선 신속한 지원금 지급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재난지원금 지급을 사실상 당론으로 정했다. 설훈 김해영 최고위원,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 등 지도부 인사마저 공개적으로 재난지원금 지급에 목소리를 보태고 있다.
정치권에선 이미 3차 추경까지 편성된 만큼,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은 공공부문의 고통 분담 등 1차 때와 다른 재원 조달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고개를 들고 있다. 박수영 미래통합당 의원은 “4급 이상 공무원들은 20%가 됐든 30%가 됐든 일정한 액을 내놓고 국민들의 어려움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2차 재난지원금 논의는 깊이 있게 이뤄지지 않았고 상황을 보고 판단할 사안”이라며 “이번 주까지 상황을 보고 경제 추이를 감안해 추후 판단하자는 것”이라며 판단을 유보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같은 발언은 긴급재난지원금 논의 당시 1회성 지급에 그칠 거라고 밝힌 것에서 한발 물러난 셈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우선 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현시점에서 논의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또 얼마나 확산할지에 따라 처방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일단 재정 여력을 비축하고 방역에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당정청은 일단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오는 29일 선출될 새 민주당 지도부에 공을 넘기는 분위기다. 다만 당내에서 조차 신속한 지원금 지급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어 기재부가 정치권 압박을 이겨낼지는 미지수다. 홍 부총리는 1차 재난지원금 논의 때 재정 부담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냈다가 여당의 강한 압박에 반대 뜻을 접은 바 있다.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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