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예결위 회의는 실내 50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는 코로나19 방역 지침 준수를 위해 질의 순서가 아닌 의원들의 회의장 출입을 제한해 비어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8.24/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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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당이 긴급재난지원금 논의의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코로나19(COVID-19) 확산세를 가늠조차 하기 힘든 상황에서 우선 방역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재난지원금의 재원 마련이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 23일 고위 당정청협의에서 재난지원금 논의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 확산세의 고비가 될 이번주 상황을 지켜본 뒤 재난지원금 논의를 이어갈지 결정한다. 그만큼 현재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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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에 집중할 때"…재난지원금 논의 다음주 이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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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4일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19가 얼마나 확산될지 모르는데, 이 상황에서 재난지원금을 논의하는 게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며 "당과 정부의 상황으로서는 지금 재난지원금을 검토할 때가 아니고 방역에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에서도 재난지원금과 관련된 언급은 전혀 없었다. 대신 방역을 강조하는 메시지만 쏟아졌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당정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총동원해서 이번주까지 감염확산을 최대한 막아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당정의 입장과 무관하게 정치권은 재난지원금 논의를 활발하게 이어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재난지원금의 보편적 지급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선별적 지급안에 대해선 "국민 분열과 갈등을 초래하는 것"이라며 반대했다.
민주당 차기 지도부 경선에 나선 후보들도 연일 재난지원금과 관련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당대표 후보로 등록한 이낙연 의원, 김부겸 전 의원, 박주민 의원은 모두 2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찬성하고 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 진행되는 양극화를 제대로 인식하면 어떤 계층에 재난지원금을 집중 지급해야 할 지 판단이 설 것"이라며 "2차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것은 해서도 안 되고, 불가능한 것"이라며 선별적 지급을 주장했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8.24/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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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 재난지원금' 이번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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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9일로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난 이후 재난지원금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대표 후보들이 모두 재난지원금 지급에 우호적인 발언을 쏟아낸데다 다음주 이후 관련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재원이다. 정부 지출 구조조정으로 상당수 충당했던 1차 재난지원금과 달리 2차 재원지원금은 전액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 말 그대로 빚을 내 지원해야 한다는 의미로 재정건전성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재정당국인 기획재정부가 우려하고 있는 지점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나와 "2차 재난지원금을 1차 재난지원금과 비슷하게 하려면 100% 국채 발행을 해야 한다"며 "재정당국을 맡은 입장에서 보면 1차 재난지원금 형태로 2차 지급은 이뤄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따라서 여당 내의 분위기도 선별적 지급으로 기우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의 전략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는 진성준 의원은 지속적으로 선별적 지급을 주장하고 있다. 일정 소득기준 이하의 계층에만 지급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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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홍남기→박영선→정세균…'2차 재난지원금' 막았다
정세균 "정부 입장 다르면 안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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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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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와 같은 입장입니다.” - 정세균 국무총리
정세균 국무총리가 24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코로나19(COVID-19) 극복을 위한 2차 긴급재난지원금(지원금)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 “정부 입장이 다르면 안되지 않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총리는 “현재 정부의 가용 자원이 굉장히 제한적”이라며 “2차 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면 전액 국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총리는 “확실히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돼야 (2차 지원금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며 “그전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양해해달라”고 말했다.
이같은 정 총리 입장은 스스로 밝혔듯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물론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도 일치한다. 현 시점 기준으로 정부가 2차 지원금에 대한 유보적 입장을 굳힌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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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전국민 대상' 지원금? 이뤄지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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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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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부총리는 이날 회의 시작부터 김민석 민주당 의원 질의에 “재정당국을 맡은 입장에서 보면 ‘1차 긴급재난지원금(지원금)’ 형태로 2차 지급은 이뤄지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지원금은 사실상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다.
당장 2차 지원금을 추진하기보다 이번주 코로나19(COVID-19) 확진세를 지켜보면서 추후 판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홍 부총리는 “방역에 집중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전날 당정협의에서) 2차 지원금은 깊이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부총리는 2차 지원금을 편성하면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1차 지원금 때는 정부가 기정 예산을 구조조정해서 10조원 이상을 ‘커버’(충당)했다”며 “국채 발행을 최소화한 것인데 2차 지원금을 1차와 비슷하게 하면 100% 국채 발행을 해야 한다”고 했다.
강도 높은 추가 지출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해선 “3차례 추경을 거쳐 정부가 금년 집행되기 어려운 사업을 중심으로 25조원 규모의 구조조정을 했다”며 “남은 기간이 별로 남지 않아 한다고 하더라도 한계가 있다. (구조조정) 할 수 있는 사업은 사실상 거의 다 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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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아직은… 지켜봐도 되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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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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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장관도 가세했다. 박 장관은 백혜련 민주당 의원 질의에 “아직은 지켜봐도 되는 상황”이라며 유보적 입장을 나타냈다. 이어 “상황이 많이 나빠지면 정부가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박 장관은 “8월 초까지 (소상공인 등) 매출액이 90%까지 회복됐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6월 소상공인 등 매출액이 전년 대비 30% 수준으로 감소했으나 이달초 상당 부분 회복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박 장관은 “2차 코로나 팬더믹(유행)으로 이런 회복세가 중지된 상태”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 확산된다고 했을 때 저희도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 가동해야될 것”이라고 했다.
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이해진 기자 realsea@,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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