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재난지원금 지급이 이뤄지자 서울 망원시장이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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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확산으로 2차 긴급재난지원금 요구가 분출하면서 구체적인 재정 집행 방향을 둘러싼 각론이 정치권에서 쏟아지고 있다. 겉잡기 힘든 코로나19 확산세와 서민 경제에 미칠 타격의 불확실성, 야당의 선제적 요구 등은 올초 긴급재난지원금 편성 때와 비슷한 여건이지만 두 번째 재난지원금을 다루는 여권에서는 미묘한 입장 변화가 감지된다.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 재난지원금을 포함시킬지 여부부터 지급 대상, 재원조달 방식 등 세부사항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정치권에선 재난지원금 요구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나선 김부겸 후보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3단계 거리두기가 되면 2차 재난지원금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낙연 후보와 박주민 후보도 앞서 2차 재난지원금 검토를 당과 정부에 요청했다. 야당도 뜻을 같이 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긴급대책회의에서 “재난지원금과 추경 등 예산 지원 문제도 적극 검토해야한다”고 말했다.
긴급 대응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이뤘지만 재난지원금 지급 여부나 지급 대상, 재원조달 방식을 놓고서는 여당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신동근 의원은 지난 22일 “추경을 재난지원금 용도로 책정하는 것이 옳을지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추경=재난지원금’ 도식에서 벗어나 고용유지, 실업대란 대응 등 시급하게 재정이 투입돼야할 우선순위를 따져야한다는 취지다.
지급 대상 범위에 대해서도 신중론이 제기됐다. 진성준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재난지원금은 모든 세대보다 일정 소득기준 이하의 중·하위층에 지급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신 의원은 ‘하위 50% 지급’을 주장했다.
이는 ‘전국민 100% 지급’에 당론이 모였던 지난 5월과는 달라진 태도다. 당시 민주당은 “몇 %니 조정하다 보면 허송세월할 가능성이 높다”(이해찬 대표) “(지원금은) 복지정책이 아닌 재난대책”(남인순 최고위원)이라며 전국민 지급을 주장했다.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 신중론의 골자다. 신 의원은 “과거와 달리 앞으로는 수시로 이런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게 확인됐다”며 “지원금 지급의 기준·원칙을 확립해야한다”고 말했다. 1차 재난지원금 논의 당시 재정건전성을 놓고 벌어졌던 당·정간 충돌을 지지율 급락으로 당이 위기에 처한 지금 되풀이해선 안된다는 부담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재원조달 방안을 놓고도 다양한 의견이 쏟아진다. 진 위원장은 “국채 발행도 망설인 사안이 아니다”라며 “일괄지급 후 (고소득층은) 환수하는 방안도 있다”고 했다. 김부겸 후보는 ‘국가재난기금’을 법제화하자고 했고,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특별재난연대세’를 꺼냈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공무원 월급을 삭감하자”는 주장을 내놨다.
통합당은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에 무게를 실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재난지원금은 꼭 필요한 사람에게 지급해야하기 때문에 정부 나름의 판단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당 코로나19대책 특별위원장으로 내정된 신상진 전 의원은 “취약계층이나 피해가 제일 큰 저소득층에 대한 우선지원을 종합 검토해야한다”고 밝혔다.
여권은 이날 고위 당·정·청 회의를 열고 4차 추경 및 재난지원금 도입에 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당·정·청은 추경 편성 및 재난지원금 지급 여부 등 큰 틀의 입장을 정리하고, 지급대상·재원조달방안 등은 당·정간 실무협의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형국·박순봉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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