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도 가세… 김종인 “내가 진작 얘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운데)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사태와 관련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환영의 뜻을 밝히며 개인당 ‘30만원’으로 구체적 액수까지 제시했고,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 김종인 바상대책위원장도 “내가 진작에 얘기했다”며 동의 의사를 내비쳤다. 2차 재난지원금 지급 시기는 올해 추석 전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는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2차 재난지원금 지급 필요성에 대한 당 정책위원회 차원의 검토를 요청했다고 복수의 회의 참석자들이 언론에 전했다. 이 대표는 이날 2차 재난지원금과 관련, “결국 정부와 실효성이 있는 협의를 해야 한다”며 “그런 협의에 착수하기 위해서는 당 차원에서 검토해서 준비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원내대표는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앞으로 두 달 정도 경제가 다시 얼어붙을 것 같다”면서 “정책위 차원의 경제 상황에 대한 판단과 분석이 필요하다, 2차 재난지원금도 검토를 해보자”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허윤정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2차 재난지원금 논의에 대해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 숫자를 보면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가능성을 열어 놓고 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자체 검토를 거쳐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4차 추경 편성 문제를 정부와 협의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다음 주 중반쯤으로 예정된 내년도 예산안 편성을 위한 당정 협의에서 2차 재난지원금도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3일 정례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도 사전 조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에 신중론을 유지해온 여당 입장이 바뀐 것이다.
당권 주자들도 지도부의 검토 제안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 박주민 당 대표 후보는 “수해에 이어 코로나19의 2차 확산이 현실화한 상황에서 적절한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이낙연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과 정부가 (2차 재난지원금에 대해) 시급히 협의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이 후보는 “정부의 재정 사정이 빠듯하다는 현실도 인정한다”며 “정부 재정이 수해까지는 추경 없이 그럭저럭 대처할 수 있었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이후를 어떻게 할지는 또 다른 과제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상태를 평시의 방식으로 대응할 수는 없게 됐다”고도 강조했다.
대권 잠룡인 민주당 소속 이재명 경기도지사 역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경제 방역으로서의 2차 재난기본소득(재난지원금) 지급은 피할 수 없다”며 “모든 국민에게 3개월 이내 소멸하는 지역 화폐로 개인당 30만원 정도를 지급하는 것이 적당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질병관리본부 방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2차 코로나 사태 등을 생각해 추경을 빨리 편성하자고 했는데, 그 범주에서 재난지원금 같은 것을 얘기할 수 있다”며 “내가 진작에 얘기한 것”이라고 말해 정부여당의 2차 재난지원금 지급 추진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0일 열린 1차 한국판 뉴딜 당정 추진본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해온 정부가 여당과의 협의에서 어떤 태도를 보일지가 변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4일 “재정 부담도 크고 효과도 파악해야 해서 2차 재난지원금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 문제에 대해 사실상 선을 그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하면서 정부의 판단이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당정이 2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합의해 안을 만들어 국회를 통과한다면 지급 시기는 이르면 오는 추석 이전이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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