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세력 선 긋기 나선 통합당에
집회 주도 ‘아스팔트 보수’ 반발
극우세력 결탁에 광복절 집회 방조
이제와 ‘손절’…책임론 등 이중고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국회에서 진행된 시·도당위원장 회의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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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정치권이 ‘전광훈발’ 코로나19 재확산 파문으로 내홍에 빠졌다. 미래통합당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등 8·15 광복절 집회 세력과 손절에 들어가자, ‘아스팔트 보수’도 통합당에 날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공방엔 통합당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복절 집회만 해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원들의 개별 참여는 막을 수 없다”고 방조했고, 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전 목사와 오랜 인연을 맺어왔다. ‘반문재인 연대’를 위해 극우 세력과 결탁했던 통합당의 ‘원죄’가 보수의 자중지란을 불러온 셈이다.
통합당은 연일 광복절 집회 참석자들과 선을 긋고 있다. 대권주자인 원희룡 제주지사는 21일 KBS 라디오에서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민경욱 전 의원 등을 겨냥해 “오죽하면 가족들까지 말리고 신고하고 그러겠나. 심리 세계를 한번 진단해 봐야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통합당 소속인 민 전 의원을 비판하며 통합당과 광복절 집회를 분리하려는 것이다.
전날 하태경 의원이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지난 총선에서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기독자유통일당을 광복절 집회의 주동 세력이라고 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기독자유당은 반사회적 정당이 된 것이다. 이런 당은 존재해선 안 되며 자진 해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현진 원내대변인도 같은 날 김 전 지사를 지목해 “(방역) 검사가 그렇게 어려우냐. 답답하다”고 질타했다.
통합당이 ‘손절 모드’에 들어가자 집회를 주도한 ‘아스팔트 보수’ 세력은 강하게 반발했다. ‘엄마부대’ 대표 주옥순씨는 이날 유튜브 방송에서 하 의원 등을 거론하며 “미쳤나 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공격 목표가 어떻게 광화문 광장의 일반 국민이냐. 아주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다. 전향한 거냐”라고도 말했다. 주씨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한 병원에서 유튜브 방송을 했다.
김 전 지사도 배 원내대변인에게 “야당 대변인이라는 분이 이건 무슨 홍두깨인지요?”라고 SNS에 적었다.
통합당의 선 긋기는 코로나19 확산 책임론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원죄’가 가볍지 않다. 김종인 위원장은 광복절 집회 전인 지난 11일 “당원 스스로가 집회에 참여하고 싶으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거다. 당이 공식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원의 개별적 참여를 용인한 셈이다.
김 위원장은 19일 광주에서 과거 한국당 시절의 과오인 당내 5·18 관련 막말을 사과했다. 전 목사와 황교안 전 한국당 대표는 광화문 집회에서 여러 차례 함께 무대에 섰다. 아스팔트 보수 세력을 결집해 대여 투쟁에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통합당은 이 같은 ‘원죄’를 털어내지 못했을 뿐 아니라 ‘아스팔트 보수’와의 관계 설정이라는 이중고를 떠안게 됐다.
통합당으로선 중도층을 바라보되, 강경 보수층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그림이 이상적이었지만 광복절 집회가 촉발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이 됐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진작에 (아스팔트 보수를) 정리했어야 했다”며 “집회 참석한 당내 인사들에 대한 징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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