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내 마음도 답답해…결국 남북의 시간 다시 올 것”

개성공단기업협회 면담…“재개 길 적극 찾겠다”

“개성공단 분단됐을 때 분노…도움 못 돼 아쉬워”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2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단과 면담을 통해 개성공단이 재개될 수 있는 길을 적극적으로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21일 마음이 급하지만 남북간 작은 협력부터 시작해 개성공단 재개를 비롯한 본격적인 남북경협에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단과의 면담에서 “최근 제 마음도 많이 급하고 많이 답답할 것이라고 이미 짐작할 것”이라며 “그런데도 작은 교류, 작은 협력에서부터 출발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작은 교류, 작은 협력부터 출발하지만 실타래가 풀리고 조금씩 풀어나가기 시작하면 결국 남북경협이 본격화되는 시간으로 들어갈 수 있다”며 “지금 북·미 관계가 우선인 것 같아도 결국 남북의 시간이 다시 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국제사회의 동의도 지혜롭게 끌어내고 그런 과정을 통해 다시 한 번 경협 국면이 본격화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수해 등으로 대화에 호응하지 않는 상황에 대한 답답함을 호소하면서 작은 교류·협력에서부터 남북 협력 재개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장관은 개성공단과 관련해선 “개성공단이 남북경협의 전형이었고 경제적 가치를 넘어 우리 겨레·민족이 추진하는 중요한 공동 사업의 가치를 갖고 있기 때문에 중단됐을 때 굉장히 마음이 아팠고 한편으로는 굉장히 분노했다”면서 “막상 큰 도움으로 연결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늘 아쉬워했다”고 말했다.

이어 “개성공단이 남북 공동이익을 창출하고 한반도 평화경제를 선도했던 역사적 가치와 참여했던 기업인들의 자긍심이 절대로 훼손되지 않도록 반드시 재개될 수 있는 길을 적극적으로 찾아보겠다고 강조했다.

또 “비핵화나 평화 정착과 연동되면서 제재 문제도 작동하고 있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면서 “반드시 어려움을 풀고 재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장관은 기업협회가 지난 14일 집중호우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들에게 식량과 방역용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며 통일부에 접수한 건의문과 관련해 “잘 전달받았고 내용도 잘 읽어봤다”고 했다.

그는 “가동 중단이 장기화되고 있고 코로나19로 경영 여건이 좋지 않을 텐데 굉장히 따뜻한 마음, 진심이 담긴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며 “지원 의사를 밝혀주신 데 대해 감사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인들의 따뜻한 마음이 북측에 반드시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보도를 통해 북측에서도 남다른 관심과 애정으로 느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개성공단이 닫힌 지 4년 반이 넘었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3년이 넘었는데 너무 긴 시간이었고 견디기 힘든 희망고문이었다”며 “개성공단에서 기업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 공단 재개 없이 남북관계의 근원적 발전은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또 “공단 재개가 비핵화를 위한 제재와 연결돼 있다 보니 정부 뜻대로 열지 못하는 저간의 속사정에 대해 이해하고 있지만 적어도 미국 뜻대로만 해서는 남북관계 진전이나 발전이 없을 것 같다는 걱정과 절망스러운 마음이 든다”면서 “장관께서 결단을 내려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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