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슬로바키아 남성, 유치장서 경찰에 눌린 뒤 심장마비로 숨져
2년 만에 유족이 영상 공개…논란 일자 경찰 2인자 사퇴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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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벨기에에서 한 슬로바키아 남성이 구금 중에 경찰에 의해 10분 넘게 가슴을 눌린 뒤 숨진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고 AFP 통신 등이 20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번 사건은 슬로바키아 남성 요제프 호바네츠가 지난 2018년 2월 벨기에 샤를루아 공항에서 항공권을 제시하지 않아 탑승을 거부당한 뒤 유치장에 구금됐을 때 발생했다.
AFP가 확인한 당시 폐쇄회로(CCT)TV 영상에 따르면 이 남성은 유치장 안에서 머리에서 피가 날 때까지 벽에 자신의 머리를 계속 박았다.
이에 몇 명의 경찰이 유치장 안으로 들어와 이 남성에게 수갑을 채우고, 현장에 있던 침대에 거칠게 눕혀 움직이지 못하도록 했다. 이때 한 경찰은 이 남성의 가슴 위에 16분간 앉아있었다고 AFP는 전했다.
특히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 또 다른 경찰이 옆에서 '나치 경례'를 하는 모습이 영상에 포착됐다.
결국 이 남성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이튿날 숨졌다. 사인은 심장마비였다.
이 남성의 부인은 이 사건에 대한 수사가 2년이 넘도록 이어지자 수사를 신뢰할 수 없어 해당 영상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법률 대리인은 밝혔다.
AFP는 이번 사건이 최근 미국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숨진 일을 떠올리게 한다고 전했다. 당시 인종차별과 경찰 폭력에 반대하는 시위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벨기에에서도 관련 시위가 열린 바 있다.
벨기에 당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사태 수습에 착수했다.
법무부 장관은 현지 방송에서 이 사건에 대해 "부적절하고 충격적"이라고 말했고, 내무 장관은 "진상이 명확하게 밝혀져야 하며,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당국은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영상이 공개된 다음날인 20일 경찰 2인자가 "개인적 결정"에 따른 사퇴 의사를 표명했으나 사건 당시 구체적 정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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