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무기 파업 돌입
의대생들, “의료진 입장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책 결정 반대”
“밥그릇 싸움 아니야, 왜 나왔는지 봐달라”
복지부, “힘 모을 시기 파업 맞지 않아”
[사진=대한전공의협의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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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대하는 인턴, 레지던트 등 종합병원 전공의들이 21일 오전 7시를 기해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이런 가운데 의대생들 역시 “정부가 소통의 의지가 없다”며 ‘국가고시 거부’, ‘동맹 휴학’ 등을 통해 뜻을 함께하고 있어 향후 파장이 주목된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에 따르면 이날 인턴과 4년 차 레지던트를 시작으로 22일 3년 차 레지던트, 23일 1~2년 차 레지던트가 업무를 멈춘다. 응급의학과의 경우, 연차와 상관없이 이날부터 모든 업무를 중단했다. 전공의들의 무기한 파업은 전공의들의 무기한 파업은 의약분업 사태인 2000년 이후 20년 만이다.
이 가운데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3학년 9명은 지난 7일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일어나게 된 배경과 정부 정책에 대한 의료계의 입장을 전하는 ‘#덕분이라며’ 홈페이지를 제작했다. 홈페이지를 제작한 의대생 중 하나인 A(23) 씨는 본지와 통화에서 “현 상황이 의대생과 의사들만의 일이 아닌, 국민 전체와 관여된 일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자세한 내용을 모르고 있어 홈페이지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A씨는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해 정부에서 내놓는 자료들이 다양한 해석이 필요함에도 단편적으로 발표됐다”며 “그러한 자료를 해석함에 있어서도 현장 상황에 대한 실무자들과 소통을 하려는 노력도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일선 의료진들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OECD 통계상 우리나라 의사 수가 적으니 많이 뽑아야 한다는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급하게 결정한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든다”고 덧붙였다.
‘국민 생명을 담보로 시위에 나선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A씨는 “전공의 선생님들은 편하게 흘러가는 대로 모든 걸 묵과할 수도 있었지만, 앞으로의 시험을 거부하는 등 지금까지 본인이 살아온 삶과 다른 방향으로 튀어나가고 있다”며 “‘밥그릇’을 위해 돌보던 환자를 내팽개치고 나갔다는 식의 표현은 상당히 마음이 안타깝다”고 했다. 또 다른 제작자 B(23) 씨도 “국민들께 진료나 수술이 미뤄지는 불편을 드린 것은 의료진과 특히 전공의 선생님들이 정말 죄송해한다”며 “반대로 (정부가) 어떻게 했길래 이렇게까지 해야 했을까도 고려해주셨음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 보건복지부는 의협과 협상을 진행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다음날 오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서울 중구에서 열린 한 간담회에서 “지난 14일부터 코로나19 확산세가 예사롭지 않다”며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의협과 어제(19일) 대화를 나눴지만 이견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의협이) 예정했던 집단행동을 밀고 나가게 됐다.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정부와 의료계가 힘을 모아야 하니까 파업이라는 그런 형태는 별로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처음으로 돌아가 의사들과 함께 연구하고 논의해서 또 똑같은 결과가 나오면 따르겠다는 얘기를 했음에도 굳이 정책 추진을 강행하겠다는 것은 현 정부 측의 소통에 대한 의지가 부족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씨와 B씨 모두 이번 ‘동맹 휴학’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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