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 무산으로 벼랑 끝에 놓인 이스타항공이 재매각을 위해 인력의 3분의 2를 줄이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현재 남아있는 직원 1150여명 가운데 420여명만 남기고 나머지는 재고용을 전제로 정리해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항공 수요가 회복될 경우 순차적으로 재고용하겠다는 약속 아래 일단 해고하는 절차를 밟는 것이다. 사측은 재매각을 비롯한 회사 정상화를 위해선 사업 규모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지난 18일 근로자 대표와 회사 유일 노조인 조종사노조 측을 불러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율촌, 흥국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사모펀드 2곳과 인수 조건을 협의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공통적으로 대대적인 대규모 조직 슬림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현재 남아있는 직원 1150여명 가운데 420여명만 남기고 나머지는 재고용을 전제로 정리해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항공 수요가 회복될 경우 순차적으로 재고용하겠다는 약속 아래 일단 해고하는 절차를 밟는 것이다. 사측은 재매각을 비롯한 회사 정상화를 위해선 사업 규모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지난 18일 근로자 대표와 회사 유일 노조인 조종사노조 측을 불러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서울 김포공항 주기장에 세워진 이스타항공 여객기 뒤로 제주항공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
현재 이스타항공은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율촌, 흥국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사모펀드 2곳과 인수 조건을 협의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공통적으로 대대적인 대규모 조직 슬림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는 매각을 해야 하는데, 인수 의사를 타진해 온 투자자 모두 자칫 제주항공이 매각하려던 가격보다 더 비싼 값을 주고 회사를 가져가게 될 수 있다면서 조직 슬림화를 인수 전제 조건으로 들고 있다"고 했다.
지난 3월부터 전 노선 셧다운에 들어간 이스타항공은 6개월째 매출 제로(0) 상태다. 여기에 체불 임금 280억원을 비롯해 2000억원에 달하는 미지급금이 남아있다. 또 매달 임금과 통신료, 리스비 등 120억원 가량의 빚이 새로 쌓이고 있다. 직원들은 지난 2월부터 임금의 60%만 지급받은 데 이어 3월부터 6개월째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지난 2월부터 현재까지 퇴사한 직원은 총 467명에 달한다.
직원들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인력의 3분의 2를 정리하는 건 과도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당장 정리해고를 당하면 정부로부터 실업급여와 소액체당금을 받을 수 있으나 직원들은 경력에 따른 퇴직금과 밀린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소액체당금은 체불된 임금이나 퇴직금 일부를 사업주 대신 정부가 근로자에게 지급해주는 제도로 최대 1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경력 7년 차인 한 직원은 "회사를 나간 동료들은 당시 체불임금을 포기하더라도 다른 일을 찾는 게 빠를 거라고 말했는데 결과적으로 그들 말이 맞았다"며 "지금 남아있는 동료들은 정상화만 바라보고 7개월을 기다렸는데, 결국 이대로 나가면 그동안 불어난 체불 임금뿐 아니라 꽤 모인 퇴직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게 된다며 공분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조종사들 역시 운항 자격 때문에 고용 유지를 원하고 있다. 한 조종사는 "3개월에 한 달씩이라도 순환 근무를 하며 비행하면서 자격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 동료들이 대다수"라며 "나머지 2개월은 아르바이트를 하더라도 코로나 사태가 나아질 때까진 버티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사측은 "지금 상태로는 임금을 지급할 수 없으니 직원들도 회사가 정상화될 때까지 밖에서 실업급여를 받는 게 나을 수 있다"며 "정리해고를 하더라도 운항 기재가 늘어나는 대로 퇴사자들을 차례로 재고용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법정관리(회생절차)를 신청하기에 앞서 이스타항공은 국내선 운항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 매출이 없는 상태에서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회생보다는 청산 절차로 이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운항을 재개하는 데 필요한 자금 100억원가량은 신규자금 지원(DIP 파이낸싱·회생 기업에 대한 대출)을 통해 조달하고 상실한 운항 증명(AOC) 효력을 되살려 운항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사측 관계자는 "처음에는 여객기 6대로 운항을 다시 시작하고, 코로나 사태가 개선되면 점차 기재(항공기)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했다.
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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