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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故고유민 선수 사망사건

고유민 유가족 "극단적 선택 이유는 구단의 갑질 때문"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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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기자회견…"3월30일 계약 해지 후 5월 임의탈퇴"

뉴스1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故 고유민 선수 사망 의혹 관련 진실 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고유민 선수의 어머니가 발언하고 있다. 2020.8.20/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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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프로배구 고(故) 고유민 선수의 유가족이 선수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은 악성댓글이 아니라 현대건설 배구단의 의도적 따돌림과 '사기 갑질'이었다고 주장했다.

고유민의 어머니 권모씨와 소송대리인 박지훈 변호사는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유민을 죽음으로 내몬 종범은 악성댓글이었지만 주범은 따로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주범은 구단과 코칭 스태프의 의도적 따돌림과 법과 규정을 모르는 25세 여성 배구선수를 상대로 한 구단의 '사기 갑질'이었다"고 주장했다.

경기 광주경찰서에 따르면 고유민은 지난달 31일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유민은 그동안 악성 댓글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은 고유민이 악성 댓글에 시달린 것은 사실이지만 극단적 선택의 주요 원인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소속팀이었던 현대건설에서 무시 및 냉대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다는 것이 유가족 측의 주장이다.

유가족 측은 이날 경찰의 포렌식으로 고인의 휴대전화 및 태블릿 PC 등에서 찾아낸 자료를 근거로 제시했다.

박 변호사는 "고유민은 생전 현대건설 배구단 코칭스태프의 의도적 따돌림과 훈련 배제에 괴로워했다. 당시 가족, 동료들과 나눈 SNS 메시지에서 일관적으로 '감독이 나를 투명인간 취급한다' '나랑 제대로 말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등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고유민이 훈련 배제에 따른 기량 저하로 불안감, 소외감 등을 호소했다고도 설명했다.

고유민이 구단으로부터 미움을 받게 된 이유는 자살을 시도한 동료를 감싸고 챙겨주려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코칭 스태프 눈 밖에 난 선수를 챙겨주려는 모습이 안 좋게 비쳤다는 것이다. 유가족 측은 "고유민은 '동료를 지키려 한 것이 눈 밖에 난 계기가 된 것 같다"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유가족 측은 훈련에서 배제되고 의도적인 따돌림에 괴로워한 고유민이 지난 2월29일 배구단 숙소에서 나왔다고 했다. 당시 극도의 스트레스로 수면제를 복용하고, 가족과 지인들에게 괴롭다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냈는데, 배구단에서도 이와 같은 내용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고 호소했다.

박 변호사는 "고유민은 숙소에서 나온 뒤 현대건설에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배구단은 고유민에게 트레이드를 시켜주겠다며 '선수 계약해지 합의서'에 사인하라고 요구했다"며 "고유민은 구단의 말을 믿고 3월30일 계약해지 합의서에 사인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5월1일 일방적으로 고유민을 임의탈퇴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구단과 계약을 해지했기에 현대건설 소속이 아님에도 구단이 임의탈퇴로 묶은 것이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임의탈퇴가 되면 원소속구단이 이를 해지하지 않으면 V리그에서 뛸 수 없다.

이들은 "현대건설 배구단은 계약 해지 합의에 따라 고유민에게 2020년 2월분 급여까지만 지급하고 이후 급여는 지급하지 않았다. 고유민은 잔여 연봉도 받지 못한 채 임의탈퇴 족쇄에 묶여 절망의 나날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이어 박 변호사는 "한국배구연맹(KOVO)에 확인하니 현대건설 배구단이 고유민과 계약해지 합의서를 제출한 적이 없고, 그런 것이 있었는지도 처음 알았다고 답했다. 연맹의 답변이 사실이라면 현대건설은 연맹을 상대로도 사기극을 벌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yjr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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