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고유민 유족 "딸 비관 자살 아니다…현대건설 집단 따돌림"

20일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진행된 프로배구선수 고(故) 고유민 선수 관련 기자회견에서 고유민 선수의 어머니(가운데)가 심경을 밝힌 뒤 눈물을 훔치고 있다. 왼쪽부터 고유민의 남동생, 박지훈 변호사, 고유민 어머니, 박정 의원, 송영길 의원. 고유민의 어머니는 기자회견을 통해 고유민의 극단적 선택이 악성댓글 때문이 아닌 이도희 감독을 포함한 현대건설 배구단 코칭스태프의 의도적 따돌림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2020. 8. 20.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국회의사당=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고유민 비관 자살 아니다…현대건설 비열한 횡포.”

고 고유민의 유족이 딸의 죽음은 악성댓글로 인한 자살이 아니라 전 소속팀 현대건설의 집단 따돌림과 계약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 어머니 권 모 씨와 소송대리인 박지훈 변호사는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많은 분들이 고인이 극단적인 선택 원인을 악성 댓글로 여기지만 실체는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 및 코치진의 의도적 훈련 배제 등 따돌림이었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체육시민단체인 ‘사람과 운동’은 이날 고인의 휴대전화 등에서 찾아낸 모바일 메시지를 근거 자료로 제시했다. 박 변호사는 “고유민은 어머니 등 가족과 팀 동료와 모바일 메신저로 ‘감독이 나를 투명 인간 취급한다’는 말을 지속해서 해왔다”며 “의도적 따돌림은 훈련 배제로 이어졌다. 고유민은 숙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동료를 감싸다가 (코치진 등으로부터) 외면받았다”고 강조했다.

집단 따돌림 외에 고유민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또다른 이유로는 ‘선수 죽이기 의도’의 계약서 작성도 한몫했다고 제기했다. 박 변호사는 “고유민은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구했으며 구단도 받아들이면서 지난 3월30일 계약해지 합의서에 사인하도록 했다. 고유민도 사인했다”면서 “그러나 현대건설 구단은 5월1일 고유민을 임의탈퇴 처리했다”고 했다. 계약 해지를 하면 구단은 선수 보유권을 잃는다. 해당 선수는 자유계약(FA) 선수가 되는데 구단이 타 팀 이적도 불가능한 임의탈퇴로 처리하는 건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국배구연맹은 ‘현대건설이 선수와 계약해지 합의서를 제출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면서 현대건설은 선수와 연맹을 모두 기만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고 고유민은 지난달 31일 경기 광주시 오포읍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2013년 프로배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4순위로 현대건설에 입단한 그는 주전과 백업을 오가며 레프트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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