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여자배구 현대건설이 소속 선수였던 고 고유민 선수 측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고 고유민 유족은 2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고유민은 지난달 31일 광주시 오포읍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경찰은 극단적 선택으로 추정했다. 유족은 “유민이는 악성 댓글이 아니라 현대건설 구단의 따돌림과 갑질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다. 감독이 투명인간 취급하고 제대로 연습도 시키지 않았다. 구단에 몇 번씩 부탁했지만 달라지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현대건설도 이날 입장문을 발표했다. 구단은 “먼저 고인에 대해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 구단은 선수에 대한 애도의 마음으로 고인의 장례에 관한 제반 사항을 나서서 치렀다. 아울러 유족의 요청을 존중해 고인의 배번(7번)을 영구 결번 처리했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이어 “그간 고인의 명예를 존중하기 위해 별도의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으나 유족 측에서 제기하는 몇 가지 사안에 대해 명확히 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첫 번째는 훈련 제외에 관한 것이었다. 구단은 “자체 조사 결과 훈련이나 경기 중 감독, 코치가 고인에게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킬만한 행위를 했다는 것은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고인은 지난 시즌 27경기 중 25경기, 2018~2019시즌 30경기 중 24경기에 출전하는 등 꾸준히 경기에 참여했다. 과거보다 더 많은 경기에 임했다. 따라서 경기 및 훈련에서 제외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무단이탈 및 임의탈퇴 공시 경위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현대건설은 “고인은 2019~2020시즌이 진행 중이던 2020년 2월 29일 아무런 의사 표명 없이 팀을 이탈했다. 구단에서 본인의 의사를 확인한 결과 고인은 인터넷 악성 댓글로 심신이 지쳐 상당 기간 팀을 떠나 있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구단은 상호합의 하에 3월 30일 자로 계약을 중단했다”고 했다.
이어 “이후 구단은 절차에 따라 선수 이탈에 관해 한국배구연맹과 협의했다. 연맹은 고인에게 직접 연락해 계약의 계속이 어렵다는 것을 확인한 후 FA 절차 종료 이후인 5월 1일부로 임의탈퇴를 정식 공시했다. 구단은 공시 후 배구에 대한 본인의 의사를 확인하기 위해 6월 15일 고인과 미팅을 했다. 향후 진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으나 고인은 배구가 아닌 다른 길을 가겠다는 의사가 확고했다. 배구에 더는 미련이 없음을 확인했다. 또한 고인은 7월 모 유튜브 채널에서 은퇴했다고 설명하며 의사를 명확히 밝히기도 했다”고 전했다.
나아가 고인의 명예를 위해 객관적 사실관계만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단은 “경찰에서 정식 조사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객관적으로 명확한 사실관계 확인 없이 추측만으로 일방적인 주장을 하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고인의 희생으로 많은 스포츠 선수들을 괴롭힌 댓글이 스포츠 분야에서도 늦게나마 폐지됐다. 좀 더 일찍 이런 제도가 시행됐으면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이번 사안에 대해 구단은 고인의 명예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한 치의 의혹도 없이 경찰의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제반 조치를 다 할 것임을 명확히 밝힌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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