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오취리, 英 BBC 인터뷰…韓 인종차별에 맞섰다?

최근 의정부고 학생들의 블랙페이스 패러디를 지적한 샘 오취리가 영국 BBC 방송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더팩트 DB

"한국인들은 블랙페이스가 왜 모욕적인지 모른다"

[더팩트 | 정병근 기자] 의정부고 학생들의 '블랙페이스' 분장을 지적했던 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가 영국 BBC 방송에서 한국 내 흑인 인식을 논했다.

오취리는 지난 13일 BBC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취리는 이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흑인으로 살면서 느낀 것들에 대해 말했고 최근 '의정부고 흑인분장'을 지적한 뒤 역풍을 맞은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뉴스의 제목은 '한국에서 인종차별에 맞선 블랙맨'이다.

오취리는 "아프리카인들은 한국을 잘 모르고 한국인들은 아프리카 문화를 알 수 있는 기회가 적기 때문에 서로에게 상대의 문화를 알려주기 위해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일을 하게 됐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국 친구들에게 무엇을 통해 흑인에 대해 이미지가 생기느냐고 물었을 때 대부분이 영화나 드라마다. 거기에서 흑인을 어떻게 묘사하느냐가 흑인에 대해 이해하고 생각하는 이미지를 만든다. 이는 한국만이 아니라 모든 나라에서도 적용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야기는 최근 논란이 됐던 '의정부고 흑인분장'으로 이어졌다. 오취리는 최근 의정부고 학생들이 졸업사진에서 장례를 축제처럼 치르는 가나 일부 지역 사람들의 모습을 패러디한 것을 두고 "흑인 입장에서는 매우 불쾌한 행동"이라며 비판했다.

그러나 오취리가 굳이 영어로도 문제제기를 하면서 K팝 해시태그를 달아 자신의 정치적인 목적에 활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고 과거 한국의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아시아인 비하 행위로 여겨지는 눈을 찢는 동작을 했던 것이 회자되면서 역풍을 맞았다.

오취리는 BBC와 인터뷰에서 "학생들이 흑인을 비하하려는 목적으로 블랙페이스를 하지 않은 것을 알고 있고 그들을 비난할 의도도 없었다"며 "블랙페이스가 많은 흑인들과 다문화 국가에서 기피하는 역사적 맥락이 있는 것을 지적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BBC 홈페이지 캡처

이와 관련해 오취리는 BBC와 인터뷰에서 "난 학생들이 흑인을 비하하려는 목적으로 블랙페이스를 하지 않은 것을 알고 있고 그들을 비난할 의도도 없었다"며 "블랙페이스가 많은 흑인들과 다문화 국가에서 기피하는 역사적 맥락이 있는 것을 지적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인들이 블랙페이스에 대한 역사를 몰랐기 때문에 그게 왜 모욕적인지 잘 모른다"며 "그런 이유로 패러디인데 왜 그러느냐고 한다. 그 안에 얽힌 진짜 이야기를 알려고 하는 이들도 있었기에 내가 지금 이 인터뷰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을 전했다.

자신이 눈 찢는 행위를 한 것에 대해서는 "스페인의 못생긴 얼굴대회 이야기가 나왔을 때 아시아인을 비하하려는 의도 없이 단지 얼굴을 최대한 일그러뜨리려고 한 것"이라며 "난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데 왜 한국인을 비하하겠는가"라고 해명했다.

오취리의 말대로 블랙페이스에 대해 좀 더 진중하게 접근할 필요성은 있다. 그러나 자신의 눈 찢는 행위는 비하의 의도가 없었다고 억울해 하면서 비하의 의도 없이 패러디를 한 의정부고 학생들의 블랙페이스는 문제라고 여기는 것은 이중적인 태도다.

오취리는 2014~2017년 방송한 JTBC '비정상회담'에 출연하며 유명세를 탔고 이후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현재 MBC every1 예능 '대한외국인'에 출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