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와 의사협회, 의-정 간담회 개최
입장차만 확인하고 합의점 찾지 못해
의료계 총파업 강행…의료 공백 우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보건복지부-대한의사협회 긴급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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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으로 빠르게 재확산되는 와중에 의료계의 2차 총파업이 예고되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가 의대 정원 확대 방안 등에 대한 합의점을 찾기 위해 만났지만 서로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다. 의료계는 “필수 의료 기능을 유지하는 것, 환자의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원칙은 지키겠다”고 하지만 의료공백에 따른 국민들의 불안감은 커질 전망이다.
▶2시간의 헛바퀴 만남…평행선 달린 복지부-의협= 박능후 복지부 장관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회장은 지난 19일 오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의·정 간담회’를 열고 의대 정원 확대 정책 등의 현안을 놓고 논의했다.
하지만 2시간 동안 진행된 간담회에서 두 단체는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박 장관은 간담회 직후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자고 했지만 의료계에선 모든 정책을 철회하자고 해 의견 격차가 있었다”며 “정부는 지역 간 의료 격차를 해소하는 방법의 하나가 의대 정원 확대로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논의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의료계와 논의하면서 정부가 제안했던 내용을 수정·보완할 생각이다. 협의체를 구체적으로 만들자는 합의는 못 봤지만 협의체 구성 제안은 나온 상태여서 의협이 답변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의협도 간담회 결과에 대해 유감을 나타냈다. 의협은 “2시간 동안의 논의에도 불구하고 양측의 입장 차이만을 확인했다”며 “이미 예고된 21일 ‘제3차 젊은의사 단체행동’ 및 26일부터 예정된 ‘제2차 전국의사총파업’을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의·정 간담회가 타결 없이 종료됨에 따라 21일부터는 전국의 대학병원에서 수련하는 인턴, 레지던트들이 순차적으로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다. 26일부터 28일까지는 의협이 주도하는 제2차 전국의사총파업이 벌어진다. 의대생들도 국시 거부, 동맹 휴학 등을 통해 반대 의사를 표하고 있다.
의협은 의대 정원 확대, 공공 의대 설립,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원격의료 추진을 ‘4대악’ 의료정책으로 규정하고 이를 전면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지난 14일 1차 집단휴진에 이어 2차 총파업을 예고한 상황이다. 김대하 의협 대변인은 “의대생 3000명 중 2700여명이 올해 국시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는 상황인데도 정부의 입장 변화가 없다는 게 유감스럽다”며 “복지부가 기존 정책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도저히 합의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의료 공백 우려…대학병원들, 진료·수술 축소= 정부와 의료계가 의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2차 총파업이 예정되자 가뜩이나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상황에서 의료 공백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공의들은 병원 내에서 교수의 수술과 진료를 보조하고, 입원 환자의 상태를 점검하는 등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어 파업이 무기한 이어질 경우 의료 공백은 불가피하다. 이에 대학병원들은 전공의들의 파업에 대비해 진료를 줄이고 급하지 않은 수술 일정은 미루기로 했다.
의사 1500명 중 전공의가 약 500명인 서울아산병원은 21일부터 일부 외래진료와 입원 예약을 감축하기로 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파업이 있었던 지난 7일, 14일과 마찬가지로 진료과별로 인력 운용을 위한 세부 계획을 세우는 중”이라며 “응급 정도가 낮은 수술은 연기하고 일부 외래 진료와 입원 예약도 줄여서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병원들도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그동안 했던 것처럼 인력을 재배치하고 입원전담전문의를 활용해 환자 진료에 공백이 없도록 하겠다”며 “파업이 무기한 이어질 경우 필요에 따라 진료나 수술 등을 줄이는 방안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도 “전공의들의 무기한 파업을 통보받고 대응책을 논의 중”이라며 “우선 필수인력은 남기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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