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상향 시, 예식장 기존 계약을 무효처리해 달라’는 글은 19일 오후 3시30분 현재 3만7000명이 넘는 동의를 받았다./출처=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
아시아투데이 이주형 기자 = 급속한 코로나19 확산세에 정부는 19일부터 50인 이상 실내 모임과 교회 대면예배를 금지하고, 클럽·룸살롱 등 유흥주점과 노래연습장, PC방 등 12군데의 영업을 중지시켰다. 고위험시설이라는 이유로 또다시 운영중단 명령을 내린 것인데, 전대미문의 코로나 사태로 올 상반기 내내 ‘폐업’에 가까운 낭패를 봤던 해당 업주들은 분노와 절망 속에 또다시 할 말을 잃은 모습이었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도 날벼락을 맞았다. 예식장 위약금은 차치하고서라도 50명만 모아놓고 결혼식을 치르라는 말에 ‘죄인이 된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과잉이라도 ‘방역 최우선’이라는 정부 방침에는 이견이 없지만, 세밀한 제재 기준 등 구체적인 대책이 미비해 현장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부 위정자들이 ‘실질적인 방역’ 보다는 ‘코로나 정치’에만 몰두해 국민들의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 소리도 터져 나왔다.
◇PC방 업주들의 한숨…“감염자 온상지인 카페·식당은 왜 영업 허용하나”
서울 성북구 한 PC방 업주인 박모씨(38)는 “우리 PC방과 같은 건물 1층 카페 안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손님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PC방은 손님들이 알아서 비닐장갑을 챙겨오고, 손 소독제도 잘 비치해두는데 일방적인 운영 중단 통보는 이해할 수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동대문구의 다른 PC방 업주 윤태환씨(43)도 “음식 판매를 금지하는 것이라면 이해하겠지만, 아예 문을 닫으라는 것은 억울하다”며 “한 카페에서는 40명의 감염자가 발생하기도 했는데, 마치 PC방만 잘못한 것처럼 몰아가니 억울하다는 말밖에 못 하겠다”고 토로했다.
국민청원 글도 등장했다.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다중이용시설 가운데 가장 안전한 PC방은 고위험군 업종이 아니다’는 글은 현재 8600명이 넘는 동의를 받았다.
◇ 결혼 전 날벼락 맞은 예비부부들…“계약 파기 구제방안 없어”
19일 결혼식 정보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2일 결혼식이 예정돼 있는데 너무 힘들다’ ‘결혼 61일 전인데 취소하고 영영 안하고 싶다’ 등 심란한 마음을 표출하는 글이 끊이지 않았다.
한 예비신부 A씨는 “지난 5월에서 8월로, 8월에서 다음해 2월로 연기했다”며 “취소시 식장뿐 아니라 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 등 위약금도 어마어마해 날벼락을 맞은 것 같다”고 호소했다.
지난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상향시, 예식장 기존 계약을 무효처리해 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이날 오후 3시30분 현재 3만7000명이 넘는 동의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날 예식업중앙회에 “고객이 원할 경우 위약금 없이 결혼식을 연기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전날 ”감염병 대응조치가 급박하게 이뤄지고 있어 당장의 손해는 당사자가 감수해야 한다“고 밝혀 혼란을 야기했다.
소비자 분쟁 관련 전문가들은 정부가 이 같은 상황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결혼식과 관련한 소비자 분쟁은 지난 3월부터 반복돼 왔음에도 구체적인 분쟁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소비자들에게 위약금을 전부 감당하도록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최소한 위약금 금액을 조정하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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