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광훈 목사와 통합당 싸잡아 비판 "대국민 사과하라"
통합당, 전광훈에 선 그으며 "코로나 정치 이용" 격분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8.1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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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지지율 역전으로 긴장감이 고조된 여야가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를 두고 정면충돌했다.
전 목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여당은 미래통합당에 대국민사과를 하라며 야당 책임론을 제기했다. 통합당 인사들과 친분이 깊은 전 목사와 통합당을 싸잡아 비판하는 역공을 펴는 셈이다.
통합당이 주최한 집회는 아니지만, 보수단체가 주최하고 예고까지 한 광복절 집회를 통합당이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았다는 '방조'와 '묵인'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것.
부동산 민심악화와 고 박원순 서울시장 사건 등으로 통합당에 지지율을 역전당하며 궁지에 몰렸던 민주당은 이번 전광훈 목사의 코로나19 확진 판정과 보수단체 집회를 고리로 대야 공세로 태세를 전환했다. 통합당은 "우리와 엮지 말라"고 격분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국민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전 목사와의 '선긋기'가 통할지 관심이 쏠린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통합당의 보수단체 집회 방조 책임을 끝까지 따져 묻겠다는 각오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과거 광화문 집회에 통합당이 참석한 경우가 많아 이번에도 통합당이 그럴 가능성을 인식하고 당원들을 대상으로 집회 참석 금지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어떤 지침도 내리지 않았다"며 "8·15 집회를 사실상 방조한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대국민사과를 촉구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 등은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던 홍문표 의원과 김진태·민경욱 전 의원에 대한 통합당의 징계를 촉구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도 소환했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는 전날 국회서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국정농단 사태 때도 (광화문 집회 등을) 본인들이 주최한 것이 아니라고 하더니, 이번에도 코로나가 얼마나 확산되고 나서야 집회 참여에 대해 반성하고 사과할지 모르겠다"고 격분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괘씸하고 화가 난다"며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낙연 당대표 후보 역시 전날 CBS 라디오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통합당은 전 목사의 집회에 왜 그렇게 애매한 태도를 취하느냐"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의원들이 자유롭게 참석할 수 있다고 하고, 원내대표는 잘못된 집회라고 하고 1인자와 2인자의 의견이 엇갈린다"고 지적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후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시당에서 열린 지방의회의원 비대면 온라인 연수에서 특강하고 있다. 2020.8.18/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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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클릭' 도중 다시 시험대에 선 통합당은 광화문 집회의 책임을 묻는 여당의 집중공세를 일축하며 전 목사 등과 선을 긋느라 분주하다.
통합당은 민주당이 전 목사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하는 등 '전광훈=통합당'이라는 프레임을 덧씌우는 데 대해 불쾌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극우'와 거리를 두면서 간신히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데 최대 악재를 만났기 때문이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 서울 현충원에서 열린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광복절 집회하고 야당이 무슨 관련이 있느냐"고 여당의 공세를 비판했다.
김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여당이 전 목사를 고리로 통합당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자 논란이 더 커지기 전에 전 목사와 통합당은 '별개'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주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소속 의원들도 '광화문 집회'는 잘못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라디오에 출연해 광화문 집회에 대해 "서울에서 코로나19 지역 감염이 계속 늘어나는데 방역적인 측면에서 보면 광화문 집회는 잘못된 것"이라고 집회 자체를 비판했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해서는 안 되는 것이지만, 감염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 정권을 비판했다는 메시지는 달리 봐야 할 것"이라며 "방역적인 측면만 이야기하는 것은 전체를 균형 있게 보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 차원에서 좀 더 강력한 금지령과 함께 결별 의지를 보였다면 전 목사와 완전히 '결별'할 수도 있었지만, 통합당이 모호한 입장을 취해 오히려 여당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하태경 의원은 tbs 라디오에 출연해 "통합하기 전 전 목사와 집회를 함께했던 황교안 전 대표의 과거를 청산해야 한다"며 "오죽하면 전 목사를 구속하라고 얘기했겠냐"고 했다.
하 의원은 "황 대표는 선거를 통해 징계를 받았고, 그 이유 중 하나가 보수개혁보다는 목소리가 큰 극단적인 세력과 무원칙하게 손을 잡았기 때문"이라며 "김 위원장과 주 원내대표가 공식적인 입장을 말하고, 통합당이 중원으로 가기 위해서 (전 목사 등과) 명백하게 단절해야 한다"고 했다.
seei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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