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호신술을 더 잘 배우고 사용하려면 영어가 왜 필요한지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영어는 유일한 세계 공용어다. business(사업), entertainment(연예), education(교육), science(과학)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공통적인 의사소통 도구다. 영어를 잘하면 그만큼 정보와 지식의 통로가 더 커지고 많아진다.
그렇다면 지금의 시대 상황에도 대입해보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상을 휩쓸면서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사람들과 다양한 활동을 해야 세상을 보는 시각이 커질 텐데 그러지 못해 걱정이라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심리학자들은 이런 생각이 착각이라고 말한다. self-reflection(자아성찰)과 그를 통한 self-discovery(자아 발견)가 오히려 'overview perspective', 즉 세상을 보는 시야와 시각을 훨씬 폭넓게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이런 a wide-screen perspective(폭넓은 시각)를 가질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 바로 영어능력이다.
인도의 도시 콜카타에서 어린이들을 위해 자신의 집 벽에 새겨놓은 테레사 수녀의 짧은 시 'Anyway'야말로 바로 이런 자기성찰을 통해 깊은 감동을 전하는 사례다. 여러분은 꼭 영어 원문으로 이 시를 읽어보기 바란다. 외워서 기억하는 영어가 아니라 느끼고 깨달아서 표현할 수 있는 영어를 만나게 될 것이다.
이 시에는 Forgive them anyway(그럼에도 늘 용서하거라), Be kind anyway(그럼에도 언제나 온화하게 대하거라), Do good anyway(그럼에도 흔들림 없이 선을 베풀거라) 등 '명령문'으로 불리는 형태의 표현이 계속 쓰인다. 이 의미 있는 시어들을 '명령'으로 이해하지 않기 바란다. 우리가 '명령문'이라고 부르는 문장 형태를 영어로는 'imperative mood'라고 표현한다. very important 매우 중요하거나, peremptory 옳고 그름을 따져 묻지 않고 따르거나 지켜야 하는 상황을 말한다. 때로는 간곡한 부탁이 되기도 한다. 테레사 수녀는 그렇게 하는 것이 지당하며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필자는 앞서 시어들을 번역할 때 원문에 별다른 수식어가 없는데도 '늘' '언제나' '흔들림 없이' 등의 부사들을 사용했다. 항상성을 상징하는 사실, 격언, 현상, 법칙, 규칙 등을 암시하는 단순현재 동사의 메시지를 살리기 위해서다. 가령 "I'm honest"라는 말은 글자 그대로 "난 정직해"로 번역할 수 있지만 단순현재 동사 'am'이 전하는 메시지를 살리면 "난 늘 정직한 사람이야"로 표현할 수 있다. 어느 미국인 블로그에서 "You don't have to be honest all the time. Not everyone even deserves your honesty.(시간 낭비해가면서 사람들에게 정직하려고 하지 마세요. 쓰레기 같은 인간들이 많거든요.)"라는 제목의 글을 본 적이 있다. 이런 식으로 영어 문장을 이해할 수 있을 때 그 글을 쓴 사람이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써 내려갈지 짐작할 수 있다. 단 하나의 문법 항목을 올바로 이해함으로써 전체 글의 메시지와 어조를 관통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는 사례다.
언어는 반복하고 외워서 나에게 힘이 되는 게 아니다. 이해하고 느끼고 깨닫는 과정을 거쳐 능숙함으로 익혀갈 때 자신을 지켜주는 든든한 호신술이 된다는 걸 기억하기 바란다.
[송오현 DYB교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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