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례 3볼 상황서 모두 정면승부…초구부터 스트라이크 던지며 호투
역투하는 류현진 |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초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아버지 류재천 씨에게 "홈런, 안타를 허용하더라도 볼넷은 절대 내주면 안 된다"는 말을 지겹도록 들었다.
류재천 씨는 구위보다 제구력으로 대결해야 좋은 투수가 된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었고, 이를 류현진에게 가르쳤다.
류현진은 아버지의 가르침을 한 귀로 흘려듣지 않았다.
제구력을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는 것은 류현진의 신조가 됐다. 그의 철학은 프로에 데뷔한 뒤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류현진은 홈런, 안타를 맞는 것보다 볼넷 허용을 더 싫어했다.
승리투수가 된 뒤에도 볼넷이 많았다면 여지없이 고개를 숙이고 자신을 자책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에도 류현진의 '볼넷 포비아'는 계속됐다.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전체 1위(2.32)를 기록한 지난 시즌엔 182⅔이닝 동안 볼넷 24개만 허용했다.
이는 9이닝당 볼넷 1.18개로 이 부문 메이저리그 전체 1위 기록이다.
그러나 류현진은 올 시즌 초반 이상 징후를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해 개막 준비가 덜 된 탓인지 구속이 크게 떨어졌고, 제구도 흔들렸다.
그는 시즌 개막전인 지난달 25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 4⅔이닝 동안 볼넷 3개를 허용한 것을 시작으로 시즌 초반 4경기에서 20이닝 동안 볼넷을 9개나 내줬다.
9이닝당 볼넷이 4.05개로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었다.
류현진은 12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을 마친 뒤 이 문제에 관해 언급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볼넷 허용을 가장 싫어하는데, 다음 경기에선 볼넷을 기록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역투하는 류현진 |
류현진은 자신의 말을 그대로 지켰다.
그는 18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 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1실점(1자책점) 탈삼진 3개를 기록하며 시즌 2승을 거뒀다. 볼넷은 단 한 개도 없었다.
볼넷을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돋보였다. 그는 이날 총 5차례 3볼에 몰렸는데, 모두 정면 승부를 택했다. 6이닝 동안 초구 볼을 기록한 건 단 5차례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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