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침묵 이어가다 에둘러 비판
김은혜 "민주당 질문에 답변 안 해"
전·현직 의원들 “특정 교회·종교인 공격”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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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춘한 기자] 미래통합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국면에서 ‘전광훈·태극기’ 딜레마에 빠졌다. 사실상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에 나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가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통합당은 전광훈 목사 등 극우 인사들이 주도한 광복절 집회와 홍문표 의원·김진태·민경욱 전 의원 등의 참여에 대해 침묵을 이어가다 에둘러 비판에 나섰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18일 CBS 라디오에서 “광화문 집회는 두 가지 차원을 달리 봐야 한다. 방역적인 측면에서 보면 광화문 집회는 잘못된 것”이라면서도 “그런 감염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정권에 반대하고 정권을 비판했다는 그 메시지는 달리 봐야 한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당의 공식 입장이 왜 나오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직간접적으로 한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통합당은 전날까지만 해도 사실상 침묵으로 일관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1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 목사 코로나19 확진에 대해 묻자 "민주당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광화문 집회에 대한 당의 입장에 대해서는 전날 논평으로 갈음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지난 16일 “어제 광화문 인근에서 있었던 수많은 사람들의 정부의 실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정부·여당은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수도권에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의 방역을 위해 모든 국민은 정부의 방역 대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원론적인 입장만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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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은 광복절 집회에 당 차원에서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완전히 선을 긋지도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15일 현역 의원인 홍문표 의원과 김진태·민경욱 전 의원 등이 광화문 집회에 참여했다. 통합당 입장에서 중도층 공략을 위해서는 극우 세력을 멀리해야 하지만 이 경우 전통적인 지지층을 잃게 될 수 있다. 앞서 김 위원장도 지난 11일 당 차원의 참석은 선을 그으면서도 “당원들 스스로가 참여하고 싶으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것”이라며 애매한 태도를 취했다.
통합당 전·현직 의원들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특정 교회·종교인 공격”으로 규정하고 공세에 나섰다. 정진석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서 “특정 교회, 특정 종교인을 공격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천지 교회, 이태원 클럽이 중심이 된 코로나 확산의 경우에서 보았듯이 특정 세력 집단에 대한 공격은 코로나 확산 저지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대통령과 국무총리, 여당 차세대 주자가 화내고 윽박지르면 검사받아야 할 사람들은 몸을 움츠리게 된다”고 비판했다.
민경욱 전 의원은 "오늘 하루 해운대에만 피서객 26만명, 부산 전체 해수욕장엔 86만 명이 운집했다니 그 분들 수영복 입은 채로 전부 코로나 검사하고 의법 처리하라"며 “코로나 집단감염 예방한다고 헌법적 권리인 시위와 집회를 막으려 하던 바로 그 경찰과 서울시 당국이 차로 길을 다 막아놔서 시민들이 집단감염의 위험에 더 크게 노출됐다.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김진태 전 의원은 "대통령이 국민을 협박하는 건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왜 광화문 한복판에서 서울시장(葬)으로 치르게 했나. 빗속에 자발적으로 나온 성난 민심을 탄압하는 내로남불 정권엔 내리막길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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