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서울시 비서실장 등 경찰 조사
피해자 측 “행태 개탄” 처벌 요구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을 방조·묵인했다는 의혹을 받은 서울시 관계자들이 잇달아 혐의를 부인하며 피해자 측을 비판하고 있다. 피해자 측은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인정하지 않는 행태를 개탄한다”며 2차 가해에 대한 처벌을 요구했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오성규 전 서울시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을 방조·묵인한 혐의로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과 여청수사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서울시 관계자들의 성추행 방조 의혹 수사에서 박 전 시장의 비서실장 출신으로는 두 번째로 이뤄진 피고발인 조사다.
이날 경찰 조사에 앞서 오 전 실장은 입장문을 내고 “고소인으로부터 이 사건과 관련된 피해호소나 인사이동을 요청받거나, 제3자로부터 그러한 피해호소 사실을 전달받은 바가 전혀 없다”며 “비서실 직원들 누구도 이러한 피해호소를 전달받은 사례가 있다는 것을 들은 바가 없다”고 밝혔다. 피해자 A씨를 지원하는 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의전화와 변호인단의 주장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지난달 A씨 측은 A씨가 서울시 비서실에서 근무한 4년여 동안 전·현직 서울시 관계자 20여명에게 피해사실을 호소하거나 전보를 요청했지만 묵살당했다고 주장했다.
오 전 실장은 “지금까지 이 사건과 관련해서는 고소인 측의 주장만 제시되었을 뿐,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 객관적 근거를 통해 확인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전직 비서실장 가운데 처음 피고발인 신분으로 경찰에 소환된 김주명 서울시 평생교육진흥원장도 “근무 기간 중 성추행에 대한 피해호소를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피해자 측은 이날 입장문에서 서울시장 정무라인 중 일부가 피해자와 주고받은 텔레그램을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을 하고, 피해자와의 대질조사 등을 거부해 실체적 진실의 발견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자 측은 “피해자의 주장은 사실 및 증거에 기초한 것”이라며 인사고충 담당자와 피해자가 인사이동 문제를 상의한 텔레그램을 제시했다. 피해자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와 공격을 처벌할 것도 요구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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