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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北 "수해복구 내부역량 총동원"…文 남북협력 경축사에는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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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경축사에 이틀째 무반응

"삶은 소대가리…" 작년엔 하루만에 맹비난

"10월 당 창건일까지 복구 내부단결" 강조

아시아경제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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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남북협력을 강조한 가운데 북한은 홍수 피해 복구에 내부적인 역량과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남북협력에 대한 반응은커녕 모든 외부적 지원에 선을 긋는 모양새다.


17일 북한 관영매체와 대외선전매체들은 앞서 15일 있었던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대한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바로 다음날 담화를 내고 "삶은 소대가리도 양천대소(仰天大笑:하늘을 쳐다보고 크게 웃음)할 노릇"이라며 경축사 내용을 강도높게 비난한 바 있다.


당시 북한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명의의 담화에서 "태산명동 서일필이란 말이 있다"며 "남조선 당국자(문재인 대통령 지칭)의 '광복절 경축사'라는 것을 두고 그렇게 말할 수 있다"고 했다. 대변인은 그러면서 "두고보면 알겠지만 우리는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이상 할 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앉을 생각도 없다"고 했다.


올해는 경축사를 겨냥한 직접적 메시지는 물론, 대외선전매체를 통한 대남 비난조차 없는 상태다. 대신 홍수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경제난 등 삼중고 속에서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에서는 올해 장마로 서울 면적의 15분의 1에 해당하는 3만9296정보(약 390㎢) 농경지가 파괴됐으며 주택 1만6680여세대, 공공건물 630여동이 파괴·침수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3일 노동당 정치국회의를 열고 수해 복구 방안을 논의하면서 "어떠한 외부의 지원도 받지말라"고 말했다.


북한 당국은 큰물피해복구중앙지휘부를 신설했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6∼7일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를 직접 찾은 것을 시작으로 관련 대응을 하고 있다.


북한 고위 간부들은 17일 모든 주민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일제히 기고문을 투고하며 한목소리로 단결을 호소했다. 리일환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대중의 사상정신력을 최대로 분출시켜' 제목의 기고문에서 "10월 10일까지 큰물(홍수) 피해 복구를 기본적으로 끝내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안정된 생활을 마련해주자는 것이 우리 당의 확고한 결심이고 의지"라고 밝혔다.


피해가 컸던 강원도의 박정남 도당위원장 역시 '애민헌신의 발걸음에 심장의 보폭을 맞추어' 제목의 글에서 복구 현황을 소개했다.


노동신문은 16일 사설에서는 "큰물피해복구에 모든 역량과 수단을 총동원, 총집중하여야 한다"며 "군민의 대단결과 협동작전으로 큰물피해복구를 당창건기념일까지 기본적으로 끝내기 위한 총돌격전을 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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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15일 문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보건·의료 분야의 남북 간 협력을 강조했으나 북한의 호응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우리는 가축전염병과 코로나에 대응하고, 기상이변으로 인한 유례없는 집중호우를 겪으며 개인의 건강과 안전이 서로에게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자각했고, 남과 북이 생명과 안전의 공동체임을 거듭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방역 협력과 공유하천의 공동관리로 남북의 국민들이 평화의 혜택을 실질적으로 체감하게 되길 바란다"며 "보건의료와 산림협력, 농업기술과 품종개발에 대한 공동연구로 코로나 시대 새로운 안보 상황에 더욱 긴밀히 협력하며, 평화공동체, 경제공동체와 함께 생명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상생과 평화의 물꼬가 트이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남북 협력이야말로 남·북 모두에게 있어서 핵이나 군사력의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고의 안보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은 남북협력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겠지만 코로나19와 홍수 극복이라는 내치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당장 남북협력에 호응해올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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