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서울 시내 모처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폭력 사건 2차 기자회견’에서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를 비롯한 고소인측 관계자들이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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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을 방조·묵인했다는 의혹을 받는 서울시 핵심 관계자인 오성규 전 서울시 비서실장이 피해자 측 주장을 반박하는 입장문을 냈다. 오 전 비서실장은 “비서실 직원들 누구도 피해호소를 전달받은 사례가 있다는 것을 들은 바가 없다”며 “(고소인 측이) 박 시장과 함께 시정에 임했던 사람들을 인격살해하고 서울시의 명예를 짓밟고 있다”고 말했다.
오성규 전 서울시 비서실장은 17일 입장문을 내고 “고소인으로부터 이 사건과 관련된 피해 호소나 인사이동을 요청받거나, 제3자로부터 그러한 피해호소 사실을 전달받은 바가 전혀 없다. 성추행 방조 혐의자로 지목당해 최근까지 경찰에 참고인 조사를 받은 20명에 달하는 비서실 직원들 누구도 이러한 피해호소를 전달받은 사례가 있다는 것을 들은 바가 없다”고 밝혔다.
오 전 실장은 입장문에서 “지금까지 이 사건과 관련해서는 고소인 측의 주장만 제시되었을 뿐,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 객관적 근거를 통해 확인된 바는 없다. 도대체 존재가 확인되지 않았거나 몰랐던 일을 어떻게 묵인하거나 도울 수 있단 말인가”라며 “서울시 관계자들이 방조했다거나, 조직적 은폐를 했다는 주장 또한 근거 없는 정치적 음해이고, 공세”라고 했다.
오 전 실장은 “고소인 측은 합리적 의구심을 갖는 것도, 심지어는 모르고 침묵하는 것도 2차 가해라는 전체주의적 논리로 침묵을 강요하면서 박원순 시장과 함께 시정에 임했던 사람들을 인격살해하고, 서울시의 명예를 짓밟고 있다”며 “피해자 중심주의가 전가의 보도가 되어 ‘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는 증거재판주의를 일방적으로 무력화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하는 판단을 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고소인의 진술 하나만 있으면 아무런 근거가 없어도, 같이 근무한 사람들까지 주변에서 일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압박에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엄은 어디에서 구할 수 있나”라고 물었다.
앞서 피해자 A씨 측은 지난달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시 비서실에서 근무한 4년여 동안 20여명의 전·현직 서울시 관계자들에게 피해사실을 호소하거나 전보를 요청했지만 묵살당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피해자 측 변호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피해자 증거자료는 수사기관에 제출했고, 추가 확보 자료도 수사기관에 제출할 예정”이라면서 “피해자가 구체적 피해를 말하면 그것을 이유로, 구체적인 내역을 제시하지 않으면 또 그것을 이유로 피해자를 공격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는 피해자에 대한 책임 전가이자, 2차 피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피해자 측은 지난달 28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직권조사를 요청하면서 피해 사실을 입증하는 증거 자료 30개를 함께 제출했다고 밝혔다.
오 전 실장은 이날 오전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을 방조·묵인한 혐의로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과 여청수사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서울시 관계자들의 성추행 방조 의혹 수사에서 박 전 시장의 비서실장 출신으로는 두번째로 이뤄진 피고발인 조사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김주명 서울시 평생교육진흥원장이 성추행 방조 혐의로 고발된 전직 비서실장 중 한명으로서 경찰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지난달 15일 고한석 비서실장이 조사받은 적 있지만, 당시 그는 박 전 시장 변사 사건의 참고인 신분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들에 대한 경찰의 성추행 방조 등 혐의 수사는 지난달 16일 강용석 변호사 등이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측의 고발로 시작됐다. 이 단체는 당시 오 전 실장, 김 원장과 더불어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박 전 시장의 전직 비서실장 4명을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방조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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