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작
10여년 간 맨드라미에만 몰두해온 작가
꽃잎주름마다 적빛 녹여 입체처럼 생생
배경, 한지느낌 내는 색면추상으로 처리
김숙 ‘맨드라미-적빛’(사진=장은선갤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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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터질 듯한 붉은 색이 먼저 잡힌다. 모두 붉은데 하나도 같은 ‘붉은’은 없다. 한참을 빠져 있다가 가까스로 빠져나오면, 다음은 튀어나올 듯한 질감 차례다. 어느 입체작품이 이만큼 생생할까. 여유를 가질 틈도 없이 휘몰아친다. 한마디로 ‘숨이 턱 막힌다’고 할까. 중견작가 김숙(60)이 그려낸, 아니 박아낸 ‘맨드라미-적빛’(Cockscomb-Red·2020)이 말이다.
작가가 ‘맨드라미 작가’로 불린 지는 꽤 됐다. 10년을 한길만 걸어왔으니까. 하지만 그 애칭이 그저 맨드라미를 오래 그렸다는 의미만은 아닐 거다. 꽃잎의 형체 하나하나, 그 주름에 스미듯 녹여낸 빛깔 하나하나가 가슴에 푹 꽂히기 때문일 거다. 맨드라미의 재발견이라고 할까. ‘저토록 강렬한 꽃이었나’ 싶은 거다.
이토록 비현실적인 외형을 만들어놓고 작가는 되레 덤덤하다. “꽃의 화려한 외면보다 내면에 있는 순수함과 고요함을 표현하려 했다”고. 섬세한 붓질 외에 극적인 효과를 낸 게 있다면 배경이다. 한지 느낌을 내는 색면추상으로 처리해 주인공들을 부각시키려 했단다.
22일까지 서울 종로구 운니동 장은선갤러리서 여는 초대전 ‘시들지 않는 사랑 그리고 정열의 나날’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오일. 116.8×91㎝. 작가 소장. 장은선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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