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레바논을 방문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좌)이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AFP=연합뉴스] |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14일(현지시간) 레바논을 방문해 베이루트 항구 대폭발 사건 이후 양국 관계와 협력을 논의했다고 이란 외무부가 밝혔다.
레바논 정계에 영향력이 큰 이란이 지난 4일 대폭발 사고 이후 고위급 관리를 레바논에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리프 장관은 샤벨 웨흐베 레바논 외무장관과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외세가 이번 참사를 악용해 자신의 이익을 채우려고 레바논을 좌지우지하려 한다"라며 내정 간섭을 우려했다.
'외세'를 구체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대폭발 이틀 뒤 베이루트를 직접 찾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이란이 강하게 비판한 것을 미뤄 서방 측을 지목한 것으로 해석된다.
자리프 장관은 이어 "레바논의 운명과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주체는 오직 레바논 정부와 국민뿐이다"라며 "이는 레바논에 대한 이란 정부의 변하지 않는 관점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란 정부는 물론 기업도 레바논의 재건을 기꺼이 돕겠다"라면서 미국을 겨냥해 "레바논이 대폭발로 큰 어려움을 겪는 데도 제재를 거두지 않는 나라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자리프 장관은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도 만나 "대폭발을 악용하는 자들은 레바논의 안정과 단합을 원하지 않는다"라며 "이란은 레바논의 참사를 돕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이란은 레바논 정부와 의회를 주도하는 이슬람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후원한다. 헤즈볼라는 미국과 유럽연합(EU), 프랑스, 독일이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세력이다.
이번 대폭발로 레바논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이 고조하면서 헤즈볼라와 이들을 지원하는 이란이 수세에 몰렸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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