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들은 바 없고 조직적 묵인하지 않았다"
"당시 비서실장으로서 책임질 건 지겠다 "
가세연 법적 대응도 예고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방조 의혹을 받는 김주명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이 13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에서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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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방조 의혹으로 고발된 김주명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이 서울시의 조직적 성추행 방조는 없으며 피해자의 성추행 피해 호소를 듣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전 비서실장(현 서울시 평생교육진흥원장)은 13일 오후 서울지방경찰청에서 피고발인 조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근무 기간 동안 성추행에 대한 피해호소를 들은 바 없다"면서 "조직적 방조를 묵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피해자의 전보요청을 거부했느냐는 질문에는 "전보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피해자 측은 지난달 22일 열린 2차 기자회견에서 "피해자는 4년 넘게 동안 성고충 전보 요청을 20명 가까이 되는 전ㆍ현직 비서관들에게 말해왔으나, 시장을 정점으로 한 업무체계는 침묵을 유지하게 만드는 위력적 구조였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에 대해서는 "아직도 어떤 부분이 있었는지 알지 못하고 진실 규명이 빨리 이뤄지길 바란다"면서 "비판적 성찰을 계속 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알고 있는 사실이 없다"고 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갖고 있던 자료를 제출했고 필요한 자료가 있다면 추가 제출하겠다"고 설명했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혐의 피소 사실에 대해서는 "언론보도를 통해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비서실장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당시 비서실장으로서 책임질 일이 있다면 무겁게 책임을 지겠다"면서 "오늘 경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했고 제가 알고 경험한 사실을 바탕으로 모든 내용을 소명했다"고 했다. 또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해자를 고소인으로 언급하며 "고소인이 이 힘들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 마음의 평안을 되찾고 근거 없는 비난이나 악의적인 2차 가해가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전 비서실장은 자신을 고발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에 대한 법적 대응도 예고했다. 그는 "가세연은 막연한 추측과 떠도는 소문에만 근거해 저를 포함한 비서실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성추행을 방임, 방조, 묵인한 것처럼 매도했다"면서 "아무런 근거 없이 정치적 음해를 목적으로 고발한 가세연에 대하여는 민형사상의 엄정한 법률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유튜브 채널 가세연은 서울시 관계자들을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방조 혐의 등으로 서울청에 고발했다. 피고발자는 김 전 비서실장을 비롯해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 고한석ㆍ오성규 전 비서실장,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소환조사도 조만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안과 관련해 피고발인 조사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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