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대선에 나설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선택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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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56)을 선택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대선에서 부통령 후보에 여성이 오른 적은 두 차례 있었지만 흑인 여성이 지명된 것은 처음이다.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부통령이 탄생하게 된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보통 사람을 위한 두려움 없는 투사이자 가장 훌륭한 공직자 가운데 한명인 카멀라 해리스를 나의 러닝 메이트로 발표하는 것이 무한한 영광이다”라고 밝혔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카멀라가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이었을 당시 (숨진 나의 아들 나의 아들) 보와 함께 일했다”면서 “나는 그들이 함께 대형 은행과 대결하고, 일하는 사람들을 끌어올리고, 여성과 아동을 학대로부터 보호하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나는 그 당시 자랑스러웠고, 지금 그를 이번 선거운동에서 나의 동반자로 갖게된 것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해리스 상원의원은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직후 트위터에 “조 바이든은 그의 일생을 우리를 위해 싸우는 데 보내왔기 때문에 미국 국민을 통합시킬 수 있다”면서 “그리고 대통령으로서 그는 우리의 이상에 부응하는 미국을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리스 상원의원은 “우리 당의 부통령 후보로 그와 합류하고, 그를 우리의 총사령관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상원의원은 인도 이민자로 UC버클리를 졸업한 유방암 전문가인 어머니와 자메이카 이민자로 역시 UC버클리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아버지 사이에서 1964년 태어났다. 외신은 그의 모친이 인도 출신임을 내세워 첫 아시아계 부통령 후보라고도 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시 검찰국장,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을 거쳐 2017년 캘리포니아주를 대표하는 상원의원으로 연방 의회에 진출했다. 해리스 상원의원은 지난해 민주당 대선후보를 뽑기 위한 경선에 출마했으나 중도하차 했고, 지난 봄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선후보 확정이 확실시 되자 그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앞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일찌감치 여성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선 흑인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함으로써 흑인 및 유색인종의 지지를 모아야 한다는 압력이 높았다. 결국 여성이자 흑인인 해리스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선택함으로써 여성·흑인의 조합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언론들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해리스 상원의원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캐런 배스 하원의원 등을 유력한 부통령 후보군으로 검토한 것으로 보도해 왔다.
고령인 바이든 전 부통령은 당선되더라도 재선 도전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해리스 상원의원이 부통령에 당선되고 전국적 인지도와 국정 운영 능력을 인정받게 된다면 2024년 대선에 나설 민주당 후보를 뽑기 위한 경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 자리에 오르기 위한 경쟁에서 다른 정치인들에 비해 앞서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써 11월 3일 열리는 미국 대선에 나설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와 부통령 후보가 사실상 확정됐다. 재선 도전에 나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부통령 후보로 이미 선택했고, 민주당은 바이든 전 부통령과 해리스 상원의원이 맞서게 됐다. ‘74세 백인 남성(트럼프)·61세 백인 남성(펜스)’ 조합에 ‘77세 백인 남성·56세 흑인·아시아계 여성’이 맞붙는 구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하던 중 해리스 상원의원이 바이든 전 부통령의 러닝 메이트로 지명된 데 대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택(number one pick)”이라면서 손쉬운 상대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리스 상원의원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바이든 전 부통령을 거세게 몰아부친 것을 거론하며 “그는 경선에서 바이든에게 아주, 아주 못되게 굴었다”면서 “그리고 그는 막대한 돈을 쓰고 약 2%의 지지로 중도 사퇴했다”고 말했다. 해리스 상원의원이 지난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TV토론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의 과거 인종 문제 관련 입장을 문제 삼아 거세게 공격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를 오랫동안 지켜봤다. 좀 놀랐다”면서 “그는 브렛 캐버노 대법관에게 극도로 끔찍하게 대했다”고 말했다. 해리스 상원의원이 학생 시절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된 캐버노 대법관의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비판한 발언을 지적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선거 캠프는 해리스 상원의원 지명 직후 ‘바이든, 급진적 좌파를 끌어안다’는 문구와 함께 해리스 상원의원을 ‘가짜’라고 주장하는 동영상을 올렸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리트윗하기도 했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은 각각 17~20일, 24~27일 전당대회를 열어 대통령 후보와 부통령 후보를 확정한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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