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하다면 세금 인상도…최저임금 상당히 높은 수준"
OECD 2020 한국경제보고서 발간 브리핑 |
(세종=연합뉴스) 박용주 차지연 기자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급격한 고령화를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OECD는 11일 '2020 OECD 한국경제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한국에서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인구 고령화가 노동 공급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낼 수 있고, 노동 공급 감소는 잠재성장률을 낮추고 정부의 재정 부담을 늘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OECD는 한국의 노년부양비가 2060년 80%를 초과(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하고, 잠재성장률은 3%(2005~2020년 평균)에서 1.2%(2020~2060년 평균)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측면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추후 재정 지원은 저소득층 위주로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OECD는 보고서에서 "정부는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가계·기업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면서도 "추가적인 재정 지원은 저소득층 위주로 이뤄져야 하고 재정 계획은 장기적으로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코엔 OECD 사무국 경제검토과장은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상황에서 많은 나라가 보편적으로 지원금을 지급했다"면서 "다만 앞으로 추가적 지원을 한다면 그때는 좀 더 절실히 필요로 하는 사람을 선정해 지원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안드레 OECD 한국담당은 "필요하다면 세율도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한국의 현재라기보다 미래에 대한 우려였다.
코엔 과장은 "한국의 재정은 현재 건전한 수준으로 추가적인 재정지출 여력이 있다"고 했고, 안드레 한국담당은 "한국 신용등급은 프랑스나 영국과 유사한 수준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라면서 "지난 몇 년간 건실한 재정정책을 유지해온 덕분이고 그 덕분에 이번 위기에서 활용할 재정적 여지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OECD는 인적 자본에 대한 활용도, 생산성을 끌어올려 평균 잠재성장률을 1~2%포인트 상향시킬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래픽] OECD 주요 회원국 성장률 전망 |
OECD는 한국의 분배, 즉 빈부 격차 문제도 제기했다.
코로나19 위기 이후 소득 보전, 고용유지 지원, 공공일자리 창출 등에도 비정규직·고령층 등을 중심으로 분배가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인층의 상대빈곤율이 회원국 중 가장 높고, 세후 지니계수로 측정한 소득불평등도는 OECD 국가 중 7번째로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고용 시장과 낮은 생산성, 일과 생활의 불균형 문제도 제기했다.
다른 회원국 대비 여성·청년 등 취약계층의 고용률이 낮다고 지적했다. 성별 임금 격차 측면에서 봐도 OECD 중 가장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작은 임금을 받고 장시간 일하는 근로자가 많다는 점 역시 문제로 지목했다.
OECD는 비정규직 근로자와 새로운 고용 형태의 근로자(플랫폼 노동자 등)의 보험 가입을 확대하고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근로자가 일자리에 더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임금 유연성 확대 등 근로자와 고용주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OECD는 2018년 최저임금을 16.4% 인상해 한국의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은 상당히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며 2019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10.9%로 OECD에서 리투아니아(38.8%), 스페인(22.3%)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저임금의 가파른 상승은 임금 불평등 완화에는 기여했지만, 이로 인해 저숙련 근로자가 노동시장에서 밀려났을 가능성이 있다"며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노동집약적 부문의 고용증가율이 약세를 보인 것에서 (이런 가능성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spee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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