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폭우로 침수 피해가 난 광주 북구 동림동의 한 사설 납골당에서 지난 9일 유가족이 유골함을 수습해 품에 안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
기록적인 폭우로 광주 북구 동림동의 한 납골당이 침수된 가운데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도 넘은 지역비하 발언이 이어져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8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는 ‘○○충들 비상’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폭우로 침수된 광주 납골당 사진과 함께 “이 정도면 ○○ 몇 그릇 나오냐”는 내용이었다. 이 글은 8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고 2200여건의 추천이 달렸다. 논란이 거세지자 해당 게시글은 11일 현재 삭제된 상태다.
같은날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는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광주를 ‘워터파크’라고 조롱하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빗대 광주시민을 비하하는 내용의 글이 쏟아졌다. 심지어 폭우에 희생된 8살 아이까지 조롱의 대상으로 삼았다.
지난 10일 광주 북구 동림동에 위치한 한 사설 납골당에서 유족들이 물에 젖은 유골함을 정리하고 있다. 뉴스1 |
일부 유족들은 이에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광주 납골당에 아버지를 모셨다고 밝힌 한 유가족은 지난 1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광주 추모관 침수 관련해 (고인 비하) 자료들을 내 이메일로 보내 달라”며 “타인의 아픔으로부터 자신의 삶의 이유를 찾으려는 분들에게 그렇게 유지되는 삶이 그릇된 것임을 깨닫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누리꾼들도 분노를 금치 못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전남 담양 폭우에 희생된 8살 아이에 ○○○라는 일베 유저의 엄벌을 요구한다’는 청원이 게시됐다.
글 작성자는 “이번 폭우라는 재난에 지역감정 조장 글로 피해자를 두세 번 죽이는 일베 유저들을 대대적으로 수사해 더 이상 대한민국에 지역감정 조장 및 지역 비하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은 11일 오후 3시 기준 2만4000여명이 동의했다.
지난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 글 일부 캡처 |
한편 광주에는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이틀간 500㎜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려 인명 피해뿐 아니라 공공시설과 사유시설에서 1041건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재민은 282세대 433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폭우 피해가 이어져 광주 북구 동림동 수변공원에 위치한 사설 납골당에서는 지하에 보관된 유골함 1800기가 침수됐다.
이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tkadidch9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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