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민아 지민 설현 / 사진=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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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김샛별 기자]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이하 FNC)가 그룹 AOA 출신 권민아의 폭로 한 달여 만에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2%는커녕 98% 부족한 해명문이 빈축을 사고 있다.
권민아가 지난 8일 또 한 번의 극단적 시도를 선택했다. 무엇보다 그는 "억울하게 안 가겠다. 신지민, 한성호, 김설현 잘살아라"라는 글을 게재하며 자신을 괴롭혔던 지민을 비롯해 방관자였던 설현과 자신의 비명을 무시했던 소속사 대표 한성호를 저격했다. 권민아는 SNS를 확인한 현 소속사 우리액터스의 빠른 대처로 응급실로 옮겨졌고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다.
권민아가 폭로를 시작한 지 약 한 달여 만의 일이다. 앞서 권민아는 지난 7월 자신의 SNS를 통해 AOA 리더였던 지민에게 10년간 괴롭힘을 당했으며, 그 여파로 여러 차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당시 소속사였던 FNC에게도 괴로움을 호소했으며 이로 인해 재계약이 힘들다고도 토로했지만 해결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지민은 SNS를 통해 "소설"이라고 게재하며 민아의 글을 반박하는 듯했다. 권민아는 곧바로 손목의 상처를 공개했고 또 다른 폭로를 이어갔다. 결국 지민의 SNS 글은 삭제됐고, 지민을 비롯한 AOA 멤버들과 FNC 관계자들이 권민아의 집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눴다.
하지만 해당 이야기를 두고도 양측의 입장이 갈렸다. 지민은 "제가 팀을 이끌기에 부족하고 잘못했다. 후회와 죄책감이 들고 같이 지내는 동안 제가 민아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했었고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며 "어제도 울다가 빌다가 다시 울다가 그럼에도 그동안 민아가 쌓아온 저에 대한 감정을 쉽게 해소할 수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반면 권민아는 "처음에 지민 언니는 화가 난 상태로 들어와 어이가 없었다. 이게 사과하러 온 사람의 표정이냐고 물어봤다"며 "실랑이를 하던 중 언니는 칼 어딨냐며 자기가 죽으면 되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이후 지민의 '울다가 빌다가'라는 글을 확인한 권민아는 "빌었다뇨? 어제는 제가 바른길로 가기 위해서 그랬다고 하지 않았냐"고 꼬집었다.
지민의 거짓 사과문이 들통난 셈이었다. 그제야 논란 내내 침묵으로 일관하던 FNC가 입장을 밝혔다. 소속사는 "지민은 이 시간 이후로 AOA를 탈퇴하고 모든 연예 활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당사 역시 이 모든 상황에 책임을 통감하고 아티스트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 다시 한번 좋지 않은 일로 걱정을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사태에 대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정작 10년간 괴로워했을 권민아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그래도 사건은 여차저차 일단락되는 듯했다. 권민아 역시 더 이상의 나쁜 생각은 하지 않겠다며 치료 잘 받고 건강하고 밝은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권민아의 상처에 다시 소금을 뿌린 건 FNC였다. 권민아는 6일 손목의 흉터를 공개하며 FNC 관계자와 연락을 주고받은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민언니가 빌었다니. 거짓말은 하지 말아야죠"라며 "FNC 관계자분 메시지 보고 진짜 황당해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지민이) 연예계 활동 중단이라는 말이 있던데 잠잠해지면 돌아온다는 거냐. 난 그 꼴 못 본다"고 지민의 활동 중단의 속내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후 권민아는 FNC에 대한 저격을 이어나갔다. 그는 "난 연습생 빚, 내역 계약서 문제, 정산 문제에 대해서 한 번도 불만을 토로한 적 없다. 근데 FNC라는 회사도 그렇고 그 상대방 언니도 그렇고 진심 어린 사과 한마디가 그렇게 어려웠나. 큰 회사에 나 하나 뭐 신경 쓰이겠냐. 신경 쓰였다면 연락 한 번이라도 했을 것"이라고 불만을 쏟아냈다.
결국 권민아는 또다시 병원에 실려 가야만 했다.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되자 FNC는 4문장짜리의 짧은 입장문이 아닌 긴 사과문을 전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알맹이 없이 구구절절 해명문에 불과해 질타를 받고 있다.
FNC는 먼저 멤버들간의 관계를 살피지 못했던 점과 입장 표명이 늦어진 점에 사과를 전하면서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전달드리고자 수 차례 고민하고 망설였다. 멤버들 또한 비난과 오해를 받는 것에 답답함을 안고 지내왔다. 당사와 멤버들을 향한 비난이 있는 상황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권민아 양의 건강 회복이 최우선이라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권민아의 건강 상태를 생각해 말을 아낀 것이라고 해석될 여지가 충분한 입장이었다.
또한 그동안 별다른 입장 없이 침묵을 유지한 것과 관련해서도 "쏟아지는 말들에 조목조목 해명과 반박, 시시비비를 공개적으로 가리는 것은 도리어 자극적인 이슈만을 양산할 뿐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AOA 멤버 개개인이 글을 올리겠다는 것 또한 만류했다. 대중 앞에 각자의 말이 적나라하게 펼쳐져 버리고 여러 말들로 다툼이 벌어지는 것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모든 것은 오해이나 자신들이 참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했다.
FNC의 입장만 보면 소속사나 AOA 또한 밝히고 싶은 것들이 많은 모양새다. 하지만 의미심장한 말을 던져 의혹만 키울 뿐 무엇 하나 명백히 밝히는 것은 없었다.
뿐만 아니라 지민의 향후 활동 여부에 대한 권민아의 질문을 '불필요한 언급'이라고 표현했다. 권민아가 언급한 정산 문제에 대해서는 "업계 표준을 철저히 지켜오고 있으며 만일 어떠한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 법적인 책임을 다하겠다"는 두루뭉술한 답을 내놓았다.
논란 한 달 만에 내놓은 입장문이라기엔 여러모로 엉성하고 부족했다. 사과도 반박도 아닌 98% 부족한 입장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사과문을 빙자한 입장문에도 FNC를 향한 비판 여론은 여전히 들끓고 있다. FNC가 다시 한번 실망감을 회복할 만한 진정성 어린 사과문을 발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김샛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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