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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때아닌 4대강 공방

4대강 VS 태양광 ‘폭우 피해 연관성’ 전문가에 물었더니 [팩트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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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 때문에 수위 상승…홍수 위험 되레 증가

산사태 1079건 중에 태양광 시설은 12곳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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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폭우로 낙동강 제방이 유실돼 침수된 경남 창녕군 이방면 일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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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충북 제천시 대랑동 태양광 설비가 산사태로 파손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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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4대강 보가 홍수 조절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를 실증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최근 기록적인 폭우로 피해가 잇따르자 미래통합당이 이명박 정부 시절 단행한 4대강 사업을 소환하고 있는 것에 대응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섬진강이 4대강 사업에서 빠진 것에 대해 ‘굉장히 다행’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번 홍수를 겪으면서 잘못된 판단 아니었나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보수야당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탈원전·태양광 사업으로 인해 산사태 피해가 커졌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과연 4대강 사업이 홍수 피해를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었을까. 탈원전·태양광 사업은 산사태 피해를 키웠을까.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등 전문가들의 도움을 얻어 사실관계를 따져봤다.

“4대강, 홍수 조절 기능 없음”
2014년 박근혜 정부도 인정

산사태와 태양광 발전시설
산림청 “직접 연관성 없다”
확률 낮더라도 검토 필요성

- 4대강 사업을 섬진강까지 포함했어야 (섬진강) 둑이 안 터졌을 것이라는 주장은 맞나.

“4대강 사업을 해서 홍수 피해를 예방했다면 4대강 사업을 마친 낙동강 둑이 무너진 것은 설명되지 않는다. 낙동강 둑은 9일 새벽 무너졌다. 섬진강 둑이 무너진 건 제방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발생한 측면이 강하다. 낙동강 둑이 무너진 건 댐이나 방조제, 보, 둑 등에서 구멍이 생기는 파이핑 현상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4대강 사업 때문에 홍수 피해가 커졌다는 주장도 있다.

“일부 전문가(박창근 교수)는 보 때문에 홍수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는 하천 수위를 상승시켜 홍수 위험을 증가시키는 구조물이라는 것이다.”

- 문재인 정부가 보를 해체해 홍수 피해가 커졌다는 주장도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금강보 수문을 개방하고 낙동강보 일부 수문을 잠시 연 적이 있으나 보를 해체한 적은 없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이 같은 정치 공세가 생겨난 건 문재인 정부가 4대강 재자연화를 미적대면서 벌어진 측면도 크다’고 지적했다. 환경단체는 보 해체에 소극적인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기도 한다.”

- 4대강 사업은 홍수 피해 예방 효과가 있었나.

“4대강 사업과 관련한 감사원 감사 결과는 두 번 나왔다. 박근혜 정부 시절 2013년 7월 ‘추가 준설이 없어도 홍수에 대처 가능하다’는 내용과 2018년 7월 문재인 정부의 ‘4대강 사업의 홍수 피해 예방 가치는 0원’이라는 내용이었다. 홍수 피해를 따지는 내용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12월 국무총리실 산하 4대강조사평가위원회에서도 진행됐다. 당시 이 위원회는 비판적 인사들이 빠졌음에도 ‘보에는 홍수 조절 기능이 없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4대강 본류 주변 홍수 위험구역의 93.7%에서 홍수 위험도가 감소했다고 했으나 이 면적은 4대강 유역 전체 면적의 1%에 불과하다.”

- 이번 산사태 중 태양광 발전시설에서의 발생 비율은.

“산림청은 지난 6월24일 중부지방에서 장마가 시작된 이후 9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산사태가 모두 1079건이라고 밝혔다. 이 중 12건이 태양광 발전시설에서 발생했다. 비율로 따지면 1.1%다. 전국에 설치된 산지 태양광 발전시설(1만2721곳)과 대비하면 태양광 시설에서의 산사태 발생비율은 0.1%가 되지 않는다.

- 태양광 설비가 산사태 원인이라고 볼 수 있나.

“산림청은 직접적 연관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장마의 전국 평균 강수량이 750㎜로 2013년 최장 장마(49일) 때 평균 강수량 406.5㎜보다 두 배 가량 많아 전국 어디서나 산사태가 발생할 위험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직접적 연관성이 떨어지고 확률상 낮다고 해도 산사태가 발생한 곳은 면밀한 검토가 요구된다. 태양광 설비 자체가 경사진 산에 나무를 베어내고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영향평가를 해봐야 의견이 나온다.”

임지선·대전 | 이종섭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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