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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조선업 초대형 수주 후 두달, 멈추지 않는 南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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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침체를 겪었던 한국 조선업에 단비가 내리면서 울산·거제·창원 등 조선업이 밀집한 남해안 부동산 시장에도 두 달 넘게 훈풍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2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이 카타르 국영석유회사 카타르 페트롤리엄(QP)과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100척 규모의 수주 계약을 맺었다고 밝힌 것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주액만 23조원이 넘는 계약 소식에 외지인들이 울산·거제·창원 부동산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분석했다.

조선비즈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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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한국감정원의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2017년 11월=100 기준)에 따르면, 울산 중구의 6월·7월 매매지수 상승률은 각각 0.25%, 0.66%, 남구는 각각 0.76%, 1.05%였다. 같은 기간 경남 창원 성산구는 0.55%, 2.09%, 의창구는 1.17%, 3.26%에 달했다. 거제시는 6월 0.02% 하락했으나 7월 1.10% 올랐다.

주간 매매지수 기준으로 울산 남구는 6월 넷째주부터 8월 첫째주까지 7주 연속 올랐다. 6월 넷째주 매매가격지수는 전주보다 0.32% 올랐고, 이후 8월 첫째 주까지 평균 0.28%씩 올랐다. 7월 첫째 주부터 7월 다섯째주까지 상승률은 0.1%~0.43%였다. 8월 첫주 상승률은 0.14%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울산 남구 신정동의 문수로 아이파크 1차 전용면적 84㎡의 경우, 매매가격이 지난 2월 5억9000만원(10층)까지 떨어졌으나, 6월 말 7억7000만원(23층)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불과 넉달만에 2억여원이 올랐다.

울산 중구는 7월 셋째주부터 4주 연속 매매가격지수가 올랐다. 7월 셋째주 상승률은 0.25%였고 7월 넷째주부터 8월 첫째주까지 0.13%~0.23% 상승률을 보였다.

분양시장에도 훈풍이 불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2월까지 겨우 미달을 면하거나 한 자릿수 대에 그치던 울산 지역 청약경쟁률이 6월 이후엔 수십대 일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6월 중순 분양한 번영로 하늘채 센트럴파크는 청약 경쟁률은 최고 401대1이었다.

경남 창원 의창구와 성산구도 6월 첫 주 이후 매매지수 상승률에 불이 붙은 모습이다. 6월 넷째주 상승률이 0.31%로 나타난 이후 매주 올랐다. 7월 첫째주 상승률은 0.32%, 둘째주 상승률은 0.56%였다. 셋째주와 넷째주의 상승률도 각각 0.50%, 0.43%였다. 성산구 역시 7월 매매지수 상승률이 각각 △첫째주 0.30% △둘째주 0.49% △셋째주 0.59% △넷째주 0.44% △다섯째주 0.36%를 기록했다. 8월 첫주 의창구의 상승률은 0.13%, 성산구의 상승률은 0.19%였다.

의창구 용호동 트리비앙 전용면적 84㎡의 경우, 같은 23층 매물이 지난 5월 18일에는 7억1000만원에 거래됐으나, 6월 27일에는 7억7000만원까지 뛰었다. 한달새 6000만원이 오른 셈이다.

수주 발표 이후 분양된 창원 성산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의 경쟁률도 이전과 비교해 높아졌다. 4개 타입 중 3개 타입이 두 자릿수 청약 경쟁률을 보였고, 1개 타입도 4.88:1로 미달은 발생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말 분양된 창원 월영 마린 애시앙의 경우 10개 타입 중 9개 타입에서 미달이 발생한 바 있다.

경남 거제는 7월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7월 월간 아파트 매매지수는 전달보다 1.10% 상승했다. 주간 매매지수를 봐도 6월 셋째주부터 8월 첫째주까지 9주 연속 상승했다. 거제 장평 주공 2단지 전용 47㎡ 5층은 지난 3월 7000만원에 거래됐으나, 6월에는 1억1000만원에 손바꿈했다. 상승폭 자체가 크지는 않았지만 상승률은 57%에 달했다.

이같은 ‘동남풍’에는 외지 자본의 유입이 큰 영향을 미쳤다. 감정원에 따르면, 울산·창원의 경우 6월 전체 거래 중 30%내외가 외지 자본의 거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거제는 전체 거래 725건 중 422건(58%)가 외지 자본 거래였다. 공급과잉이 해소된 상황인 데다 오랜 기간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현재 기준으로 각종 규제에 적용받지 않는 곳이기 때문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울산·창원·거제 모두 공급과잉이 해소되고 바닥을 친 상황에서 조선업발(發) 호재가 가격 상승을 촉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조선 외에도 자동차나 기계산업 기반이 있는 울산·창원보다 거제의 경우 조선업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대규모 수주의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도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는 중에 조선업의 대규모 수주로 지역 내 매출과 일자리가 늘어나 중·장기적 거주 수요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거제의 경우 조선업에 너무 치중돼 있어, 투자 시 경기 흐름에 따라 부침이 심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유병훈 기자(itsyo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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