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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때아닌 4대강 공방

MB 4대강 띄우고 태양광 비판한 통합당, 득인가 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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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뉴딜 겨냥? 김종인·안철수 '국정조사' 공감

與 "수해마저 정부 비난 소재로 삼고 있다" 역공

진중권 "가만히만 있어도 50점 따고 들어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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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고심하고 있다. 2020.08.10. bluesod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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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전국을 폭우로 휩쓴 장마전선에 정치권이 이명박 정부 때 추진한 4대강 사업을 끌어들여 홍수 원인을 둘러싼 네 탓 공방이 격화되면서 미래통합당의 전략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4대강 사업을 둘러싼 여야 논쟁이 재연된 계기는 미래통합당의 일부 의원들이 10년 전 4대강 사업을 확대했더라면 지금의 물난리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이 나오면서다.

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10일 4대강 사업의 홍수예방 효과를 옹호했다. 김 위원장은 "4대강 사업 자체에 대해서 여러 가지 말도 많았지만 홍수를 겪으면서, 예를 들어 섬진강이 4대강 사업에 빠졌던 것을 굉장히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이야기한 사람이 있었는데 이번 홍수를 겪으면서 그것이 결국 잘못된 판단 아니었나 생각할 수밖에(없다)"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 "섬진강 제방 붕괴와 하천 범람이 이어지면서 4대강 사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며 "강바닥 깊이를 수 미터 더 파내서 강의 빗물 용량을 몇 배로 키우면 당연히 홍수 예방 효과가 있다. 섬진강도 기존 4대강처럼 준설 작업으로 더 깊이 파내면 범람 방지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준영 통합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4대강 보 해체의 결과로 물그릇을 축소하게 되어 홍수피해를 더욱 키웠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지난 2011년에 홍수방지 등을 목표로 추진되었던 '4대강 지류, 지천 정비사업 계획'은 당시 민주당의 반대 등으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는 차후에 어떻게 지류에 대한 치수(治水)를 할지 밝혀야 한다"고 했다.

국토부 출신인 송석준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전국적 수해를 보며 4대강 정비를 안 했다면 우리사회가 얼마나 더 처참해졌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며 "그렇게 목 놓아 4대강사업을 반대하던 분들이 작금의 상황을 보고 무슨 말을 할까 궁금하다. 4대강에 이어 진작 지천정비에 신경 썼어야 할 정부가 너무 오래 손을 놓고 있었다"고 썼다.

같은 날 정진석 의원도 "4대강사업이 없었으면 이번에 어쩔 뻔 했느냐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4대강 사업 끝낸 후 지류 지천으로 사업을 확대했더라면 지금의 물난리 좀 더 잘 방어할 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며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4대강에 설치된 보를 때려 부수겠다고 기세가 등등하다. 참으로 기가 막히고 억장이 무너진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통합당은 MB정부의 4대강 사업을 띄우면서도 산사태가 발생한 근본적 원인을 문재인 정부의 역점 사업인 태양광 발전 난개발로 지목했다. 태양광 발전 사업 관련 비리 의혹 전반을 다루기 위한 국정조사 필요성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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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8.10. mangust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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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비대위원인 김미애 의원은 "탈원전 반대급부로 산지태양광 시설이 급증하면서 전국 산지가 산사태에 노출되었다"며 "이번 폭우로 태양광이 설치된 12곳이 산사태를 피하지 못했고 집중호우 사망자 중 산사태로 인한 사망자가 가장 많은 점은 향후 태양광 사업의 적절성 및 안전성에 대한 재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재인정부 들어 물관리 일원화 일환으로 국토부의 홍수관리 등 수자원 업무를 환경부로 이관한데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은 "종합적인 치수 능력과 이를 위한 안전관리 컨트롤타워도 없이 예전의 일사분란한 체계도 갖춰져 있지 않은 환경부로는 역부족"이라며 "차제에 정치논리를 떠나 국가인프라청이라도 만들어 중장기적으로 대비하자"고 제안했다.

전국 곳곳이 홍수로 몸살을 앓자 통합당은 4대강 사업을 부각시켜 여론전에 나서는 한편 태양광 난개발, 환경부 물관리 이관 등을 지적하며 사실상 전방위 공세를 펼친 셈이다.

이 같은 공세가 궁극적으로 문재인 정권의 핵심 국정 기조인 그린뉴딜 정책을 염두에 둔 포석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탈원전을 강행한 현 정부가 전문가의 경고를 무시하고 태양광 발전을 밀어붙여 지금과 같은 재난 피해를 키웠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같은 날 국정조사 카드를 꺼냈다.

안철수 대표는 1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계획되어 있는 태양광시설 설치는 전면 보류하고, 태양광 시설의 인허가 과정에서의 문제점 그리고 수해 피해와의 연관성을 밝히는 즉각적인 감사원 감사를 시행해야 한다"며 "이것으로 부족하다면 범야권 공동으로 태양광 비리와 수해 피해의 구조적 문제점을 밝히는 국정조사 실시 방안을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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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현안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8.10. photothin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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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위원장도 비대위 회의에서 "최근 집중호우와 함께 산사태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것이 태양광 발전 같은 난개발 지적도 나오는 실정"이라며 "앞으로 이번 홍수가 지나가면 전반적인 산사태에 대해 검증해 산에 설치한 태양광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판명날 것"이라며 국정조사 필요성에 공감했다.

반면 여권은 각종 폐해와 부작용이 드러난 4대강 사업의 당위성을 이번 홍수 피해와 연관 짓고 정당화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재난 상황에서도 정치적 잇속 챙기기에 급급한 행태라며 오히려 역공을 폈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은 "통합당에서 홍수, 산사태로 인한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4대강 사업이 없었으면 어쩔 뻔 했나, 섬진강도 (사업에 포함)했다면 물난리를 막았을 것이라는 등 4대강 예찬론을 다시 들고 나오며 수해마저 정부 비난 소재로 삼고 있다"며 "장마로 인명 재산 피해가 발생하고 국민과 관계당국이 힘을 합쳐 복구에 힘쓰는데 온라인에서 정부여당을 비판하는 허위정보가 유통되고 통합당에서 이를 확대 재생산하는 등 재난 피해를 정쟁에 앞세우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4대강 사업을 옹호하는 통합당을 향해 "이제 와서 그런 얘기해 봐야 욕만 먹는다. 잘못한 거 인정하지 않으면 변명하느라 곤욕만 치르게 된다"며 "그냥 가만히만 있어도 50점 따고 들어가는데 꼭 쓸 데 없는 말을 보태서 점수를 까먹는다. 이 시점에 MB를 소환해서 대체 무슨 이익을 얻겠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통합당 내에서도 4대강 예찬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 시점에 4대강 사업을 공론화하면 진영 대결만 일으키고 여권 지지층 결집만 부추길 뿐 당의 외연확장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하태경 의원은 "치산치수는 국가통치의 근간이라 했다. 여기에는 그 어떤 정치논리가 개입해선 안 된다"며 "과학과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해 재난피해 방지대책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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