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7일 검찰 고위간부 인사 발표 약 1시간 전에 인사 내용을 법무부로부터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법무부에 낸 검사장 승진 의견도 반영이 전혀 되지 않아, 인사 협의는 사실상 ‘요식 행위’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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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찬석 좌천, 1시간 전에 통보
10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윤 총장은 검사장 이상 고위간부 인사 내용을 발표 한 시간 전에야 알았다고 한다. 문찬석 광주지검장은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발령난 뒤 사의를 표명하며 중앙일보에 “발표 1시간 전 쯤에 윤 총장으로부터 ‘법무부 인사안이 왔는데 문 검사장이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가게됐다’고 전해줬다. 총장도 그제서야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윤 총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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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찬석 좌천, 1시간 전에 통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뉴스1 |
10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윤 총장은 검사장 이상 고위간부 인사 내용을 발표 한 시간 전에야 알았다고 한다. 문찬석 광주지검장은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발령난 뒤 사의를 표명하며 중앙일보에 “발표 1시간 전 쯤에 윤 총장으로부터 ‘법무부 인사안이 왔는데 문 검사장이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가게됐다’고 전해줬다. 총장도 그제서야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윤 총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한 검찰 간부는 “총장이 당일 오전 9시쯤에도 인사 내용에 대해 몰랐다, 한 시간 쯤 전에 통보받은 걸로 안다”고 했다. 앞서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이번 인사에서 ‘검찰총장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했다’고 했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총장이 구체적인 인사 내용을 모르는데 어떻게 정상적인 의견 교류가 이뤄질 수 있냐”는 반응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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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 의견도 반영 안돼
이번 인사로 윤 총장의 대검 참모진은 대거 교체됐다. 그 자리는 이른바 ‘추미애 라인’ 또는 ‘이성윤 라인’으로 알려진 검사들이 채웠다. 총장을 직접 보좌하는 대검 차장으로 오게 된 조남관 법무부 검찰국장은 추미애 장관 수사지휘권 발동 당시 대검이 물밑 협상을 해오다가 ‘뒷통수 맞았다’고 지목한 인물이다.
특별수사를 담당하는 반부패ㆍ강력부장엔 신성식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 공공수사부장에는 이정현 서울중앙지검 1차장이 승진해 왔다. 대검 형사부장으로 승진한 이종근 남부지검 1차장은 조국 전 장관 시절 검찰개혁추진단 부단장으로 발탁됐던 인물이다. 한 검사는 “적어도 총장이 쓰는 대검 참모진은 총장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주는 게 관례”라며 “특정 인사에 대해 총장이 반발할까봐 마지막까지 구체적인 인사 내용을 쉬쉬했다는 의심도 나온다”고 말했다.
추 장관이 ‘청취했다’던 윤 총장 의견은 사실상 반영되지 않았다고 한다. 법무부가 특정 보직에 대한 의견을 구해오지 않아 이는 제출하지 않았고, 다만 윤 총장이 서면을 통해 몇몇 승진 대상자를 추천했지만 그가 추천한 인사는 한 명도 승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 검찰 간부는 “내부에서는 윤 총장이 추천하면 승진을 시키려던 사람도 안 시켜버리는, 이른바 ‘살생부’가 된 것 아니냐는 농담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한 전직 검찰총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예전에는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이 인사 며칠 전에 인사안을 들고 만나서 세세하게 협의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인사의 윤곽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며 “이번에는 그런 과정이 아예 생략됐기 때문에 이런 논란이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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