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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영도조선소 고차방정식에…한진重, KDB인베 2호자산行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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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 부지 활용’이 매각 핵심…이해관계자 많아 복잡

KDB인베 통해 특혜시비 최소화 전망

KDB인베 1호자산 대우건설과 시너지도 거론

헤럴드경제

부산 영도조선소 전경 [한진중공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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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성미·이세진·최준선 기자] 매물로 나온 한진중공업이 당분간 산업은행의 출자회사 관리 및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로 이관돼 관리될 것으로 보인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부지 활용 방안이 매각의 핵심으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용도 변경 등 허가를 얻어내는 과정이 특정 민간 기업에 대한 특혜 시비로 번지지 않게 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진중공업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한진중공업 채권단 지분(83.45%) 공동매각 일정을 본격화하기 앞서 KDB인베스트먼트를 인수 후보자로 검토하고 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산업은행이 구조조정 자산을 정리할 목적으로 8500억원을 출자해 지난해 초 설립한 매각 전문 자회사다.

산은 등 채권단이 KDB인베스트먼트에 한진중공업 지분을 넘기는 방안을 고민하는 이유는, 한진중공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핵심인 부산 영도조선소를 보다 유연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다.

한진중공업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들의 상당수는 한진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연면적 26만㎡(8만평) 규모 영도조선소 개발 잠재력을 주목하는 건설사 및 신탁사인 것으로 전해진다. 영도조선소 바로 옆에는 마찬가지로 매각이 진행되고 있는 대선조선의 부지가 20만4000㎡(6만2000평) 규모로 펼쳐져 있고, 영도 건너편에는 부산시의 북항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어 지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다. 업계는 영도조선소 토지가 상업용도로 변경될 경우 가치가 1조원을 웃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인수자가 결정된 뒤에 용도 변경이 이뤄진다면, 특정 민간 기업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조선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사업자에게 영도조선사를 매각할 경우, 조선업 철수에 따른 고용 축소 등 지역경제에 미칠 파장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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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영도조선소 이슈를 풀어낼 열쇠로 KDB인베스트먼트가 떠오르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건설사 등 민간기업이나 일반 PEF(사모펀드)가 용도 변경 이슈를 소화하기보다는, 정책 자금이 투입된 KDB인베스트먼트를 한 번 거쳐 풀어내면 특혜 논란에서 다소 거리를 둘 수 있을 것이란 해석도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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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 나아가 KDB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산은으로부터 넘겨받은 대우건설과의 시너지 효과도 거론된다. 업계에선 차후 한진중공업 밸류업 핵심이 영도부지 개발에 있다고 보는 만큼, 토목·건설사업을 영위하는 대우건설이 일정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산업은행으로 편입된 지 10년이 돼 꾸준히 매각설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KDB인베스트먼트가 대우건설 엑시트(투자금 회수)보다는 밸류업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도 이런 해석에 무게를 싣는다. 또, 당초 한진중공업과 함께 2호자산으로 거론되던 STX조선해양, 대한조선 등 중소형 조선사들을 향후 이관받는 시나리오의 기점으로 볼 여지도 있다.

KDB인베스트먼트 측은 신중한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채권단의 한진중공업 매각 절차를 지켜보고 있다”며 “업계에서는 영도부지를 밸류업 핵심으로 보고 있지만 KDB인베스트먼트는 중소조선사로서 한진중공업의 사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용도변경 역시 부산시 등 이해관계자가 매우 많아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산업은행 관계자는 “한진중공업은 채권단 결의에 따라 공개매각을 준비하고 있다”며 “산업은행은 한진중공업의 KDB인베스트먼트 이관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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