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고에 대폭발 겹쳐 성난 민심에 역행 비판
베이루트 대폭발 뒤 벌어진 반정부 시위 |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레바논 갑부가 미국 유명 배우 제니퍼 로런스의 뉴욕 펜트하우스를 고가에 매입했다고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 등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레바논 알마와리드(AM)은행 회장 마르완 케이레디네는 최근 로런스가 내놓은 380㎡ 넓이의 뉴욕 펜트하우스를 990만 달러(약 120억원)에 사는 계약을 맺었다.
데일리메일은 "이 펜트하우스의 월 관리비는 5천700달러(약 680만원)로 세금과 보험료를 합하면 1년이면 10만 달러(약 1억2천만원)를 내야 한다"라고 전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레바논에서는 국난엔 아랑곳하지 않는 부유층의 무신경하고 경솔한 행태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만성적인 경제난에 허덕이는 레바논은 설상가상으로 4일 베이루트 항구의 대폭발로 5천여명의 사상자와 30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 와중에 케이레디네 회장의 '해외 투자'는 민심과 국민 정서에 역행한다는 따가운 눈총을 받는 것이다.
한 레바논 네티즌은 트위터에 "우리는 불에 타고 부서졌는데 케이레디네는 1천만 달러짜리 뉴욕 펜트하우스를 샀구나"라고 개탄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그가 산 뉴욕 아파트 주변 거리에 '케이레디네는 레바논 국민의 피, 땀, 눈물로 이 블록에 있는 펜트하우스를 샀다'라고 쓴 전단이 붙은 사진이 게시됐다.
특히 레바논 정부가 외화 부족으로 외화의 해외 반출을 엄격히 제한하는 터라 이번 매입이 불법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케이레디네 회장은 8일 사우디아라비아 알아라비야 방송에 "이번 아파트 매입은 미국, 영국, 캐나다 등 해외 투자 사업을 하는 우리 가족 소유의 투자사를 통해 이뤄졌다"라며 "미국 내 은행에서 대출받았다"라고 해명했다.
그가 소유한 AM은행은 외화난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3월 말 일반 예금자의 달러화 인출을 일시 중지해 성난 민심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대폭발로 처참하게 파괴된 베이루트 항구 |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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