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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 “원칙 있었다” 팩트체크 해보니…"추미애사단, 전북마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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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장 승진 원칙에 따라 이뤄진 인사였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8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7일 단행된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 대해 이같이 자평했다. 친정권, 호남 인사가 요직을 독식했다거나 윤석열 사단을 전멸시켰다는 논란이 이어지자 직접 반박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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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고위간부 인사가 발표된 7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이 경기 정부과천청사를 나서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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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장관은 "첫째 검찰개혁의지를 펼칠 수 있는 인사여야 하고, 둘째 검찰 내 요직을 독식해온 특수·공안통에서 형사·공판부 중용으로 조직내 균형을 맞추어야 하고, 셋째 출신지역을 골고루 안배하고, 넷째 우수여성검사에게도 지속적으로 승진기회를 준다는 원칙에 따라 인사가 이루어진 것이다"며 검사장 승진인사 원칙을 밝혔다.

원칙이 지켜진 것일까. 인사를 주관하는 법무부 검찰국, 검찰과 근무 경력이 있는 전·현직 검사 등에게 9일 팩트체크를 해봤다.



①인사 원칙있었나



추 장관은 "원칙에 따른 인사를 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역대 검찰국장과 검찰과장들은 "장관 스스로 정한 원칙에 따른 것인지 검찰 조직이 공감하는 원칙을 따른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역대 장관들은 검사장 승진 인사를 할 때 복무평가 자료(블루북)를 활용했다. 블루북은 동기와 검사장들이 인사 대상의 실적과 세평을 6개월마다 평가한 자료다. 평가를 수년간 축적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통상 법무부가 블루북을 기초로 검사장 승진 인사를 추려 대검찰청과 협의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번 인사를 놓고 검찰 내부에서는 "법무부가 축적된 자료와 관계없이 자의적인 평가를 했다면 원칙에 따라 인사를 했다고 볼 수 없다. 인사안을 청와대가 먼저 짜고 이에 법무부가 동의하는 방식이었다면 블루북은 아예 무시됐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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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찬석 광주지검장(왼쪽),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중앙포토]



블루북을 참고한다고 해도 평가항목 중 어디에 배점을 많이 주느냐에 따라 서열이 확 바뀔 수가 있다. 특정 인사를 검사장으로 승진시키기 위해 특정 평가 항목에 배점을 몰아주는 경우다. 검찰과장 출신의 검찰간부는 "조작 수준의 배점 배당은 직권남용 소지까지 있다"고 지적했다.



②누구누구 사단 사라졌나



추 장관은 "'누구누구의 사단이다'라는 말은 사라져야 한다. 애초 특정라인·특정사단 같은 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이른바 '윤석열 검찰총장 사단'을 지목한 것이다. 실제 이번 인사로 윤 총장과 가깝다고 평가된 인사들은 승진에서 배제되거나 좌천됐다. 총장이 검사장 승진을 추천한 인사들이 검사장에 오르지 못한 것은 물론 윤 총장의 의중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 검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2월 전국 지검장 회의 때 윤 총장의 지휘를 따르지 않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공개 비판한 문찬석 광주지검장은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좌천시켰다. 문 지검장은 사표를 내고 추 장관을 향해선 "옹졸하고 무능하다"고, 이성윤 지검장에 대해선 "그 사람 검사냐, 창피한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신 친정권 성향을 가진 '추미애 사단'이 요직을 점령했다. 사단이 사라졌다고 볼 수 없는 대목이다. 추 장관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조남관 법무부 검찰국장은 고검장으로 승진했다. 조국 전 법무장관 사건 때부터 윤 총장에 반기를 들며 친정권 성향을 드러낸 심재철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추 장관의 인사청문회준비단에서 언론홍보팀장을 맡은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 이성윤 중앙지검장의 유임을 두고도 '채널A 강요미수 의혹' 사건 수사 책임을 물은 것 보다는 "차기 검찰총장으로 내락받고 유임된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 지검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후배(경희대 법대)이기도 하다. 논란이 컸던 채널 A 사건을 지휘한 중앙지검 이정현 1차장과 관련 사건의 KBS 오보에 관련됐다는 의혹이 일었던 신성식 3차장이 나란히 검사장에 오르며 '이성윤 사단'이 득세했다는 평가도 잇따른다.



③출신 지역 안배됐나



추 장관은 "출신 지역을 골고루 안배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인사만 봐서는 추 장관 주장의 근거를 찾을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 '빅4'를 모두 호남 출신 검사들로 채웠다. 이성윤 중앙지검장은 전북 고창, 심재철 신임 법무부 검찰국장은 전북 완주 출신이다. 신성식 신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전남 순천, 이정현 신임 대검 공공수사부장도 전남 나주 출신이다. 3연속 전북 출신 검찰국장이 탄생하면서 '전북 마피아'라는 단어까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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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차장검사로 자리를 옮기는 조남관 법무부 검찰국장.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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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기 검사장 7명 중 5명이 호남 출신인데 대한 지적도 나온다. 비(非)호남 인사는 한동훈(서울)·이철희(울산) 2명밖에 없다. 법무부 검찰과 근무 경력이 있는 변호사는 "27기가 검사 수는 적고 호남 출신이 많은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안배라고 볼 수 없다. 편중됐다"고 비판했다.



④우수 여검사에게 기회줬나



추 장관은 28기 중 고경순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신임 대검 공판송무부장)를 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우수여검사에 승진기회를 줬다"고 주장했다. 표면적으로 추 장관 말이 맞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역대 검찰과장들은 "고 차장검사가 한양대 법대 동문인 것이 승진 요인이 됐을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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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7월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서 열린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 취임식에서 이노공 중앙지검 4차장검사(왼쪽 두번째)가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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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검찰간부는 "고경순은 되고 이노공은 안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노공 변호사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시절 4차장검사를 지냈다. 서울중앙지검의 사상 첫 여성 차장검사 발탁이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재직 중 올초 인사에서 서울고검 검사로 전보 인사가 나자 사직했다. 한 여검사는 "이노공 전 차장검사는 자타공인 에이스였다. 여검사 승진 몫이 아니라고 해도 승진했어야 하는데, 윤 총장과 근무연이 있다는 이유로 한직 발령을 내고 이제 와서 (추 장관 대학 동문인) 여검사에게 기회를 준다는 말이 선뜻 와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jung.y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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