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와 거래도 금지…45일 뒤 시행
미 상원 ‘연방 공무원 틱톡 금지’ 법안 통과…하원도 관련법 통과
마이크로소프트, 전세계 틱톡 서비스를 통째 인수 추진
중국 광둥성 광저우의 텐센트 건물에 채팅 앱 위챗의 마스코트가 전시되어 있다. 미국 정부가 6일 화웨이, 틱톡에 이어 위챗에 대한 기습적인 제재를 단행했다. 광저우/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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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 정부가 화웨이, 틱톡에 이어 채팅 앱 위챗에 대한 기습적인 제재를 단행했다. 틱톡과 달리 위챗은 중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서비스이며 사업용으로도 많이 활용되기 때문에, 제재의 경제적 여파는 틱톡보다 훨씬 클 수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의 강력한 반발과 보복 조처가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6일(현지시각) 중국산 채팅 앱인 위챗의 모기업 텐센트와 ‘위챗 관련 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 행정명령은 45일 뒤부터 시행된다. 구체적인 금지 내용은 행정명령 발효 시기에 맞춰 미 상무부가 발표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미 정부 인사들은 그동안 짧은 동영상 공유 서비스로 미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틱톡에 대해서는 수없이 거론했으나, 위챗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이 없었다. 이 때문에 이번 제재는 미국 정부가 중국 인터넷 서비스 기업에 대한 무차별적 공세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과시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행정명령 서명 소식이 알려진 직후 텐센트의 주가는 4% 이상 폭락했다.
중국에서는 위챗이 널리 사용되지만, 미국에서는 중국계 등 300만명 정도만 사용하는 걸로 업계에서는 추산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5일 ‘깨끗한 통신망’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할 것이며, 중국 통신업체와 중국산 앱들이 미국 시민과 기업의 민감한 정보에 접근하는 걸 차단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조처의 연장선에서, 화웨이와 틱톡에 이어 세번째 대상으로 위챗을 고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짧은 동영상 공유 서비스인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와의 거래도 45일 뒤부터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은 틱톡 매각 협상을 45일 안에 끝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정식 문서화한 성격을 띤다.
이번 행정명령은 1977년 제정된 국제긴급경제권한법에 근거한 조처다. 이 법은 미국의 안보·외교·경제에 현저한 위협이 발생할 경우에 그 대상 국가와 국민의 거래 금지, 자산 몰수 등을 명할 수 있는 대통령의 권한을 규정하고 있다.
미국 상원이 6일 연방정부가 지급한 기기에 틱톡 앱을 설치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틱톡 홍보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은 사람이 중국 베이징 애플 스토어에 앉아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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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미국 상원은 이날 연방정부가 지급한 기기에 중국 동영상 공유앱 틱톡을 깔아 쓰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하원도 지난달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으며, 둘을 통합한 법률안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면 시행에 들어가게 된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 법안을 발의한 공화당 조시 하울리 상원의원은 성명을 내어 “나는 중국 공산당 및 그 하수인인 기업들에 책임을 묻는 일에 상원이 초당적으로 지지해줘서 크게 고무됐다”고 밝혔다.
틱톡은 모회사인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중국 공산당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점 때문에 미국 정부와 의회의 공격을 받아왔다. 2017년 시행에 들어간 중국 법에 따르면, 기업들은 국가의 정보 활동을 지원하고 협력할 의무가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틱톡이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며 미국내 사용 금지를 공언하다가, 마이크로소프트가 틱톡을 인수하기 위한 45일의 시한을 주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초 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대상 서비스만 바이트댄스로부터 인수할 의사를 보였으나 최근 틱톡 전체를 인수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바이트댄스 아시아 사업 부문에 정통한 관계자는 경영 지원 부문과 틱톡 서비스를 분리하는 번거로움 등을 고려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전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틱톡 이용자들이 외국 여행을 가서도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판단도 전체 인수 시도의 배경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바이트댄스쪽 관계자는 두 회사가 미국 등 4개국 외의 서비스 부문에 대해 공식 논의에 들어간 단계는 아니라고 말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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