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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쫓겨나면 보수결집?…與 지도부 심기 불편한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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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쫓겨나면 보수결집?…與 지도부 심기 불편한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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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일부 ‘尹 해임안’까지 요구
尹 범야 대권주자 지지율 1위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검찰청 제공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검찰청 제공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이 지난 3일 ‘민주주의 허울 쓴 독재 배격’ 발언을 한 윤석열 검찰총장 해임건의안까지 주장하며 연일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대다수는 6일에도 여전히 침묵을 지켰다. 윤 총장을 견제하는 차원의 경고 메시지는 필요하나 실제로 자리에서 끌어낼 경우 역풍을 더 크게 맞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두관 의원은 전날 저녁 페이스북에 “검찰총장이 국가원수인 대통령을 독재와 전체주의라고 비판한 것은 결코 묵과해서는 안 될 헌정질서 유린이자 주권자인 국민에 대한 도전”이라며 “민주당은 윤 총장에 대한 해임안을 제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자리에서 끌어내는 건) 대권 후보로 키워주는 격이라는 걱정은 사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총장은 물러나서 본격적인 정치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며 사퇴를 공개 요구했다.

하지만 이 대표와 다른 최고위원 등은 윤 총장 거취와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6월에도 당 의원들의 윤 총장 사퇴 압박 발언이 이어지자 “가능하면 우리가 (윤 총장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게 좋겠다”며 함구령을 내렸다.

이 대표는 전날만 해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지연을 용인하지 않겠다”며 미래통합당을 압박할 정도로 수위 높은 발언을 이어가고 있지만, 윤 총장에 대해선 이례적으로 입을 다물고 있다.

당의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윤 총장이 자리에서 쫓겨나는 등 부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나가면 보수 결집이 이뤄져 야권의 대권주자로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할 것”이라며 “전략적으로 봤을 때 윤 총장의 사퇴를 거론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설훈 의원은 본인 소신이 확고하기 때문에 (윤 총장 문제가) 이보다 심각하지 않을 때도 물러나라고 했다”며 “다른 최고위원들이 (이 문제에) 생각이 없어 아무 말도 안 하는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임건의안을 내면 우리 당이 다수인 상황에서 통과가 될 텐데 그렇게는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각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운데)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심각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운데)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윤 총장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달 27∼31일 전국 성인 256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민주당 이낙연 의원(25.6%)과 이재명 경기지사(19.6%)에 이어 3위(13.8%)를 차지했다. 야권 주자 가운데선 지지율 1위다. 정치권에선 윤 총장이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친 검찰총장이 아니라 외압으로 밀려난 ‘희생양’ 이미지를 얻게 될 경우 지금보다 지지율이 상승해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부상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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