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 대부분 틱톡과 거의 흡사…영상 녹화·재생 시간만 달라
美정부, 틱톡 때리기 와중에 틱톡 아성 도전
틱톡 "릴스, 틱톡 모방한 것" 맹비난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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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페이스북 소유 인스타그램이 짧은 동영상 제작·공유 서비스인 ‘릴스(Reels)’를 출시했다. 최근 미중 갈등의 한 가운데에 있는 중국 동영상 애플리케이션(앱) ‘틱톡’과 거의 똑같은 서비스여서 주목된다. 사실상 베낀 것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흡사하기 때문이다.
5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이날부터 미국, 영국, 일본, 호주 등 50여개 국가에서 인스타그램을 통해 릴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스타그램 사용자들은 릴스를 통해 15초짜리 동영상 클립을 촬영·편집한 뒤 앱 내에서 공유할 수 있다.
새로 제공되는 편집 기능에는 기존 인스타그램 스토리와 유사한 타이머, AR 특수효과 등도 있지만, 짧은 비디오 형식, 음악 및 텍스트 편집 기능, 화려한 특수효과 등은 전부 틱톡을 연상시킨다. 다른 점은 동영상 녹화·재생 시간이 틱톡(1분)보다 짧다는 점이다.
최근 급성장한 틱톡과 경쟁하려는 시도로 볼 수도 있지만, 틱톡을 대놓고 베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인스타그램이 약 4년 전 ‘스냅챗’을 베낀 것과 다름 없는 인스타그램 스토리 서비스를 출시한 적이 있어서다. 사진·동영상을 업로드하면 24시간 뒤에 사라지는 서비스로 현재는 인스타그램 내 가장 인기있는 서비스 중 하나다.
페이스북은 지난 2018년에도 틱톡을 모방한 ‘라쏘(Lasso)’ 앱을 선보인바 있지만, 틱톡의 아성을 넘지 못하고 서비스를 접은 바 있다.
케빈 메이어 틱톡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자신의 블로그에 “릴스는 틱톡의 모방제품일 뿐”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이에 인스타그램은 틱톡이 가장 있기 있는 서비스인 것은 맞지만 릴스는 차별성으로 승부를 걸겠다며 고객들의 요구를 더욱 충실히 반영하겠다고 반박했다.
미 CNN방송은 “페이스북은 경쟁사들로부터 아이디어를 베껴 온 전적이 많지만, ‘릴스’는 그 중에서도 눈에 띈다”고 평했다. 반면 WSJ은 “경쟁사에서 영감을 얻은 뒤 비슷한 서비스나 제품을 내놓는 것이 실리콘밸리 IT기업들의 오랜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이 릴스를 선보이는 타이밍도 오묘하다. 미국 정부의 견제 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틱톡의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틱톡은 지난달 미국 정부의 사용 금지 조치를 받을 위기에 처했다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인수 협상으로 오는 9월 15일까지 유예기간을 얻은 상태다. 중국과 분쟁 중인 인도에서는 접속이 아예 차단됐다.
아울러 MS가 틱톡 인수에 성공하면 틱톡 북미 사업 소유권은 미국 기업이 보유하게 된다. 페이스북 입장에선 틱톡이 주춤하는 사이 그간 빼앗겼던 광고시장 점유율을 재탈환할 만한 기회인 셈이다.
미 정부는 연일 틱톡 때리기에 나서며 에둘러 페이스북을 지원하고 있는 모양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신뢰하지 못하는 중국 앱이 미국 내 앱스토어에서 제거되는 것을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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